[김명수] 밋밋한 역은 사양합니다
기사입력 1997년 01월 21일 15시 43분
인터뷰 장소에 후줄근한 야전 점퍼, 군복 스타일의 바지를 아무렇게나 걸쳐 입고 나타난 . 그에게는 평범함만이 가득 느껴진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사람이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다른게 있다면 사람을 쏘아보는 듯한 눈빛. 그 눈빛 때문일까? 안방극장에서 보여주는 의 모습은 하나같이 평범하지 않다. SBS TV `형제의 강'에선 의적 영국. 그리고 최근 캐스팅이 결정된 2TV 새월화드라마 `폭풍속으로'에선 운동권 출신 기자. "개성이 뚜렷한 역이라면 무조건 OK예요. 처음 시놉시스를 볼 때도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얼마나 탄탄하게 설정되어 있나부터 살펴봐요. 역 크기요? 별로 신경 안 써요." 그런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한 권정우는 어떤 인물일까? 알렉산더 뒤마의 `몽테크리스토백작'을 개작한 `폭풍속으로'에서, 정우는 주인공 강찬이 삼청교육대에 끌려가게 된 직접적인 계기를 제공한 인물이다. 경찰에 쫓기던 중 강찬에게 떠넘긴 편지가 문제가 돼 강찬이 삼청교육대로 끌려가게 되는 것. 이후 기자가 된 정우는 강찬을 밀고한 사람의 뒤를 쫓다 의문의 죽음을 당하게 된다. "글쎄요. 드라마상에서라도 죽게 된다는 것은 유쾌하지는 않지만, 모처럼 만난 개성강한 인물이란 생각이 들어서 욕심을 냈습니다." 단 한가지 올해는 연극 한편을 꼭 해 보려 했는데, 방송 스케줄이 날로 빡빡해지면서 또 해를 넘기게 될 것 같아 유감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