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NG] 무선호출기 인사말 녹음 유행
기사입력 1997년 01월 21일 15시 29분
"네 이놈, 네가 감히 나에게 삐삐를 쳤단 말이냐?. 고얀지고 쳤으면 빨리 1번이나 2번을 누르지 않고 뭐하는거야." 권재욱씨(27·회사원)의 무선호출기 인사말에는 염라대왕의 목소리가 녹음돼 있어 호출하는 사람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고 있다.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무선호출기에 신세대의 톡톡 튀는 멘트들을 인사말로 녹음시키는 것이 유행하고 있다. 700 삐삐호출방 서비스를 통해 녹음하는 이런 멘트들은 분위기 있는 멘트, 공포성 멘트, 만득이 유머, 배꼽 잡는 유머, SF효과 등 재치가 번뜩이는 인사말이 다양하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널 만난건 정말 행운이었어. 사랑해" "늘 바라보는 당신께 내 마음을 전합니다. 사랑해요" 등 고백 성격의 멘트를 녹음해 놓는 것이 좋다. 반면 맘에 들지 않는 상대가 계속 호출을 해 올 때는 "난 네가 싫어. 그런데도 호출을 하는 넌 도대체 뭐야? 제발 날 위해 그냥 끊어주렴" 같은 `폭탄' 제거용 멘트를 사용할 수도 있다. 만득이 유머의 경우 만득이를 부르는 귀신 목소리로 "우리 착한 만득이를 못보셨나요? 보셨다면 1번이나 2번을 마구 눌러주세요"라는 말이 나오며 SF효과를 가미해 색다른 분위기로 자신의 인사말을 녹음해 둘 수도 있다. 이밖에도 새해인사 멘트도 젊은이들의 호출기에서 많이 들을수 있으며 으시으시한 목소리로 녹음돼 있는 공포성 멘트는 듣는 이를 오싹하게 만들기도 한다고. 한편 선택버튼을 눌러 간단하게 최신 유행곡을 녹음시킬 수 있는 서비스도 있어 매일 다른 곡들을 녹음시켜 호출하는 사람들에게 음악선물을 하는 신세대들도 늘고 있는 상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