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버는아이디어] 길거리 인간간판
기사입력 1997년 01월 21일 15시 28분
신주쿠역 JR 개찰구 앞은 유동인구가 대단히 많은 곳이다. 이곳에 포스터를 붙이면 TV CF만큼의 효과가 있다고 한다. 난 요즘 그곳에서 스무살 남짓한 여자애를 며칠째 계속 인상깊게 보고 있다. 그녀는 가슴을 가릴만큼의 커다란 광고판을 걸치고 있다. 판에는 `나의 기록집을 사주세요. 300엔 '이라고 씌어 있다. 그 기록집이란게 제 누드집인지, 사랑의 고백수기인지는 모르겠다. 내가 감탄하는 것은 그녀의 자신감이다. 부끄러움이나 거리낌이 조금도 없다. 일본 거리에는 간판 아르바이트생들이 많다. 시간당 1천100엔, 일급으로는 1만엔 이상씩 받을 정도로 높은 편이다. 이 아르바이트는 대개 아침부터 밤까지 10시간 이상씩 해야 한다. 그런데 내용은 좀 침침하다. SEX숍, 고리대금업체, 빠찡꼬가게, 기타 불법 도박점 등등이 간판에 주로 올라오는 광고주들이다. 광고간판은 가게에서 직접 내준다. 아르바이트 대행 사무실에 신청해도 된다. 그러면 사무실은 아르바이트 할 사람을 신문 3행 광고로 모집해 고용한다. 가난한 밴드맨, 록가수 지망생들이 주로 찾아온다. 귀에다 이어폰을 꽂고 하루종일 음악을 들으며 일할 수 있는 이점 때문이다. 그들은 연습이 없는 날이면 길거리 인간간판 아르바이트에 나선다. 우리도 저런 아르바이트를 한다면 좀더 밝고 명랑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신주쿠의 여자애처럼 말이다. 광고하는 것도 침침한게 아니라 책 영화 음반 등 당당한 것으로 한다. 걸어 다니는 광고맨이 되는 거다. 하루에도 몇번씩 선전 장소를 옮길 수 있다. 광고주는 많다. 새로 오픈한 가게, 무슨 캠페인을 실시중인 가게 등등. 기업체들도 이런 길거리 광고맨을 대규모로 고용해 대대적인 판촉활동에 응용할 수 있다. 물론 교통법 위반이 안되도록 조심해야 한다. 친구들끼리 힘을 모아 전화 한대 놓고 일을 시작해도 된다. 밑천은 안든다. 신문에 3행 광고를 내는 방법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