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스타일기] 김소연 (2)
기사입력 1997년 01월 19일 17시 14분
나는 80년 11월 김종진씨（51）와 박정자씨（50）의 3녀 가운데 막내로 태어났다. 태몽은 아빠가 가져다 주신 씨앗을 엄마가 심는 것. 물을 주니까 나무 한 그루가 쑥쑥 자라더니 하얀 목련을 피워내더란다. 엄마는 그 꽃이 너무 예뻐 넋을 잃고 바라보다가 꿈을 깼다고 한다. 태몽 때문에 딸일 것이라고 짐작은 했지만, 막상 내가 태어났을 때 아빠는 당연히（?） 대실망을 하셨다고. 위로 연달아 딸을 낳아 이미 `딸딸이 아빠'였던 아빠가 내심 `이번만은 아들'을 하고 기다리셨던 것이다. 그러나 `기대'를 깨고 또 딸이 태어나자 처음에는 나를 아예 쳐다보지도 않으려고 하셨단다. 지금은 물론 귀여운 막내딸로 아빠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지만. 하여튼 난 어렸을 때 혼자 있는 시간이 참 많았다. 엄마 아빠가 맞벌이를 하셨기 때문에 큰 집안에는 언제나 나 혼자였다. 또 큰언니, 둘째 언니와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 언니들과도 어울려 놀지 못했다. 언니들이 다 학교에 가고 나면 텅 빈 집에서 혼자 거울을 보면서 놀았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인지 어렸을 때 난 아주 내성적이었다. 그리고 또래 아이들에 비해 상당히 조숙한 편이었고. 숫기가 없어서 부끄럼을 잘 타던 내가 변하게 된 것은 국민학교 4학년 때 윤순경선생님을 만나면서부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