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우] 이런맛 몰랐지 ♣
기사입력 1997년 01월 17일 16시 35분
한화 송진우（31）가 변화구 개발을 선언했다. 송진우의 주무기는 강력한 직구. 그러나 올해부터는 변화구로 타자들을 사로잡을 작정이다. 지난 89년 입단 이후 직구만으로도 간판투수에 올라선 송진우는 단조로운 구질로는 더이상 타자들을 공략하기 힘들다는 판단 아래 이미지 변신이 필요하며 그 시기가 바로 올해라는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 송진우는 15승9패로 다승부문 6위. 에 이어 팀내 다승 2위를 차지하며 왼손 에이스의 자존심을 지켰다. 하지만 송진우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확실한 변화구를 구사했을 경우 승수를 더 보탤 수 있었다는 아쉬움 때문. 위력이 없던 변화구를 개발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이상군코치의 도움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슬라이더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던 송진우는 위력적인 슬라이더를 구사했던 이코치의 조언을 듣고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한두차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슬라이더의 각도가 예리해진 것을 발견했다. 슬라이더가 손에 익으면서 체인지업에 대한 개념도 정리됐다. 미흡했지만 변화구에 대한 자신감을 가진 것이 무엇보다 큰 소득이었다. 지난 13일부터 시작된 겨울훈련의 최대 숙제를 구질개발로 삼은 것은 당연한 일. 아직까지는 체력훈련 기간인 탓에 변화구 개발은 미뤄놓았다. 하지만 머리 속에서는 한순간도 올해의 주무기가 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이 떠난 적이 없다. 작년까지 송진우의 통산 승리는 왼손 최다승인 94승. 왼손 첫 100승 고지를 눈앞에 둔 송진우는 나머지 승수를 직구가 아닌 변화구로 채우겠다는 의욕으로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