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아까운 달러가 새나간다
기사입력 1997년 01월 16일 15시 13분
`한국 프로축구는 밑빠진 독에 달러 붓기인가.' 프로축구가 잘못된 용병 수입으로 외화 낭비와 함께 몸살을 앓고 있다. 작년 한해 중도 하차한 용병들과 계약 기간이 만료되어 `고향앞으로' 간 선수는 20여명. 이중 절대 다수가 제값을 하지 못하고 돌아가는 바람에 한국 프로축구단이 짊어진 손해액은 줄잡아 400만달러. 한화로 환산하면 30억원이 넘는다. 전북 다이노스가 작년 한해 집행한 예산과 맞먹는 금액이다. 외국인 선수들은 한마디로 `돈이 걸어 다닌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별 볼일 없는 선수라도 손쉽게 억대가 넘기 때문이다. 이적료와 계약금은 선수가 떠날 때 한푼도 돌려 받지 못하고 고스란히 `공중분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각 구단 회계 장부에 어김없이 깊은 상처를 남긴다. 문제의 근원은 프로축구팀들의 용병 수입 태도다. 각 팀들은 모구단인 대기업의 눈치를 보는 입장이라 비싼 선수는 들여오지 못하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되는 싼 선수를 영입, 그들의 적응력에 따라 울고 웃는 악순환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 수입되어 들어오는 선수들의 입장에서 보면 거친 한국 축구판에서 살아남으려고 굳이 애쓸 필요가 없다. 대충 있다가 방출 돼도 돈을 챙겨 떠날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의 경우 튼실한 용병을 수입해 유용하게 활용한 뒤 좀더 비싼 가격에 이적시킴으로써 구단 재정을 튼튼하게 할 뿐 아니라 명문 구단으로의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현재 한국에 수입된 선수중 외국에 이적료를 받고 되판 경우는 일화의 란코비치 케이스 한건. 그것도 45만달러에 수입한 선수를 유고 1부리그 파르티잔에 20만달러에 팔아 25만달러나 밑지는 장사를 했다. 이런 악순환에 대해 축구 관계자들은 "아무리 좋은 선수라도 적응 여부가 관건이기 때문에 용병 실패에 따른 외화낭비는 어쩔수 없는 현실이지만 용병 선택에 있어 좀더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국내 축구기술의 향상이란 측면에서 비싸더라도 배울 점이 있는 우수 용병을 수입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충고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