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향미] 소녀의 꿈 이룰 코치를 구합니다
기사입력 1997년 01월 16일 15시 12분
"코치를 구합니다." 국내 최초 여자 선수를 꿈꾸는 15세 소녀 안향미（경원중 3년）가 야구인생의 첫번째 벽에 부딪혔다. `단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지방 전지훈련 참가자 명단에서 제외됐기 때문. 작년 17명의 남학생과 함께 덕수상고 야구 특기생으로 뽑힌 안향미는 이미 10월말부터 팀에 합류해 훈련을 해왔다. `신기하게만' 바라보는 동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묵묵히 러닝과 웨이트 트레이닝 등 똑같은 훈련량을 소화해내 주위를 놀라게 했다. 하지만 안향미에게도 깰 수 없는 `벽'은 있었다. 바로 남자가 아닌 여자이기 때문이다. 작년 11월27일의 이사회에서 는 선수 부적격 조항에서 `의학상 남자가 아닌 자'를 삭제, 여자선수 출현의 가능성을 열었지만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합숙문제다. 덕수상고 야구부는 약 한달간의 지방 전지훈련을 위해 16일 진주로 출발했지만 안향미는 끝내 진주행 버스에 오르지 못했다. 보통 지방 전지훈련을 떠나면 한 방에 10명 넘게 같이 합숙을 하게 마련. 하지만 `10대들의 호기심'이 우려가 되는데다 한 선수를 위해 따로 독방을 내주기도 어려워 학교측이 어쩔 수 없이 내린 결정이었다. 유도선수 출신인 아버지 안화상씨（43）는 요즘 며칠째 말도 안하는 딸의 모습을 보기 안쓰러워 코치들에게 연락을 취하며 `코치 구하기'에 애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