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버는아이디어] 방송국 아르바이트
기사입력 1997년 01월 16일 15시 10분
나는 방송출연을 해달라는 전화를 많이 받는다. 그런데 PD가 직접 전화하는 경우는 없다. 거의가 구성작가라는 여성들이 연락을 해온다. 드라마, 토크쇼, 교양, 퀴즈 프로그램 등에서 매번 적절한 사람을 섭외한다는 건 보통 일이 아니다. PD의 능력 가운데 절반은 캐스팅이나 섭외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중요한 일을 PD가 아닌 구성작가가 한다. 그러나 구성 작가들이 섭외를 잘 하느냐하면 나는 NO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 섭외가 전공이 아니라 글쓰기가 전공이니 당연한다. 바꿔 말하면 `출연섭외'라는 방송일은 구멍이 뻥 뚫려있는 장르다. 자신의 성격이 사교적이고, 연예_방송계에 인맥이 있다면 자신의 아르바이트에 몽땅 끌어들여라. 이것만 명심하면 된다. 발로 뛸 생각을 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프로그램 담당PD나 관계자를 찾아가 "전화만 하는게 아니라 며칠을 따라 다니더라도 출연자를 꼭 설득시키겠다"고 말하는 거다. 제대로 된 PD라면 당신을 꼭 아르바이트생으로 채용할 것이다. 계속 섭외에 성공하면 어쩌면 아르바이트 수준을 넘어 PD보다 월급을 더 많이 받게 될지도 모른다. 내 경험으로 보면 직접 찾아와 출연을 부탁하는 섭외자는 아직 없었다. 발로 뛰는 모습을 보여주고 꽃이라도 사들고 가면 출연자들은 감동을 받을 것이다. 방송국 아르바이트는 이밖에도 많다. 연출자, 작가, 아나운서는 방송인력 가운데 극히 일부분이다. 아르바이트를 찾으려면 엔지니어 분야를 노리는 것도 좋다. 음악, 미술 분야에서 어시스턴트로 채용될 여지가 더 많다. 할 일은 많다. 촬영현장에서 맑은 날 비를 뿌려야 하고, 방해가 안되도록 차나 사람을 막아주기도 해야 한다. 방송국 아르바이트는 정말 많다. 하루만 TV 프로그램을 자세히 보시라. 프로가 끝나고 자막으로 올라가는 타이틀을 보시라. 별별 스태프의 이름이 다 나온다. "어? 저건 뭐하는 스태프지?" 그런 의문이 들면 장본인을 찾아가보라. 의외의 아르바이트 일이 걸릴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