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천원전]○윤현석4단 ●김석홍2단 ♣

기사입력 1997년 01월 15일 16시 59분


제2보(6∼24)＝백 6은 화점 정석중 가장 급박한 협공. 급박한 만큼 흑으로선 여간해서 손 빼기 힘들다. 그러나 요즘
바둑을 보면 오히려 손 빼는 일이 다반사(?)다. 뭐랄까. 바둑의 스케일이 커졌다고나 할까.

다시 말해 현대 바둑이 부분적인 것에 치우치기 보다는 전국적인 대세와 균형, 그리고 국면의 자연스런 조화와
흐름에 치중하고 있으며 또한 그런 방면으로 연구와 과감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되어진다.

백 8로 압박하더라도 `가'로 끼우는 맛, 12로 뛰어들거나 11로 붙이는 맛이 있고 백이 `나'로 한 수 더 들인다
하더라도 여전히 귀는 비어 있다. 이런 정석의 허실을 교묘히

역 이용하자는 것이 흑의 나름대로의 계략.

흑 9 갈라치고 백 10에 다가설 때 흑 11 붙임은 미리 보아둔 맥점. 이하 15까지 피차 이런 정도의 일단락. 백 1 바깥에서 젖히는 것은 무리. 흑 2 되젖힘이 좋아

6까지 선수로 귀를 차지하고 8로 뛰면 좌하 백 세력이 유명무실되어 백이 취할 바가 못된다.

그런데 백 16이 방향착오였다고 윤 4단은 자책. 백 1로 다가서는 것이 이 경우엔 요처였다고. 5까지 백
만족의 진행.

백 16은 보통의 경우 지적된 바 없는 이 한수의 곳이지만 이 경우엔 흑 `다'로 다가서는 곳이 워낙 요처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