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옥] 모친상 딛고 V돌진
기사입력 1997년 01월 14일 14시 36분
"어머님 영전에 우승트로피를 꼭 바치겠어요." 강현옥（姜賢玉．25）이 살을 에는듯한 모친상의 아픔을 딛고 운동화끈을 바짝 조여맸다. 강현옥은 강현복（23）과 함께 `코트의 자매'로 유명하며 주전포워드로 지난 2시즌 동안 의 농구대잔치 2연패（連@）를 달성시킨 주역. 지난해 7월 홀어머니 씨가 갑상선암 수술을 받은 뒤부터 얼굴 한구석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수술후 경과가 좋아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중 갑자기 건강이 악화됐고 `암세포가 폐에까지 퍼져 치명적인 상태'라는 통보를 받고는 큰 충격에 휩싸였다. 이번 농구대잔치 개막후에도 소속팀의 배려로 삼천포 집을 오가며 한줄기 희망을 간직한 채 간병에 온힘을 기울였지만 끝내 하늘은 무심했다. 온갖 정성에도 불구하고 기적은 끝내 찾아오지 않았던 것. 사랑과 축복 속에 보내야 할 구랍 25일 성탄절에 마침내 눈을 감고 말았던 것이다. 삼천포여종고 1년이던 지난 88년 지병인 중풍으로 고생하던 아버지 강인석씨가 유명을 달리한 후 어머니마저 세상을 등지게 되자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슬픔에 가슴을 저며야만 했다. "운동선수의 본분은 항상 최선을 다하는 것이야." 그러나 처음 농구를 시작하면서 어머니가 늘 입버릇처럼 말하던 격려를 되뇌며 마음을 새롭게 했다. 팀동료들의 따뜻한 위로와 애틋한 마음씀씀이 또한 커다란 위안이 됐다. 지난 10∼11일 벌어진 상업은행과의 플레이오프 준준결승서 더욱 힘을 냈고 공－수에 걸쳐 몸을 아끼지 않아 손쉬운 2연승을 낚는데 숨은 일꾼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베스트5'의 탄탄한 조직력이 최대장점인 . 그동안 방황했던 강현옥이 제자리를 찾음에 따라 비로소 대회 3연패를 향한 시동을 본격적으로 걸게 됐다. "멀리서 어머니가 지켜보고 계실거예요. 다음달 12일 치를 49재 때는 반드시 기쁜 소식을 전해드려야죠." 시련을 딛고 일어선 강현옥의 눈망울에 결연한 각오가 엿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