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사랑방] 방송3사 이만수 모셔가기

기사입력 1997년 01월 13일 16시 13분

◇…정축년 새해가 밝은 지 벌써 보름, 97 시즌도 성큼 다가온 느낌입니다. 그동안 국내에서 꿀맛같은 휴식을 즐긴

등 `해외파'는 지난 11일 를 마지막으로 모두 `전장'으로 떠났습니다. 롯데를 제외한 8개구단 역시 앞다퉈 올시즌에 대비한 본격적인 합동훈련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면 작년 챔피언 해태 얘기부터 꺼내보기로 하죠. ◇…요즘 해태 마의웅사장은 만나는 사람마다 올시즌 판도에 대해 묻는다면서요? 이상한 것은 해태를 상위권에 넣지 말고 하위권으로 분류해 주기를 바란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작년 시즌전 `꼴찌'로 낙인찍힌 해태가 이에 자극받아 통산 8번째 우승을 달성해 냈던 기억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마사장은 "올해는 아무도 우리팀을 꼴찌후보로 지목하지 않아 걱정"이라고 너스레를 떨더군요. ◇…`사고를 쳐볼까, 곱게 늙을까.' 천보성감독과 김영덕 2군감독, 코치가 구단주로부터 뜻밖의 새해선물을 받고 고민에 빠졌습니다. 구단주는 지난 7일 코칭스태프와 점심을 함께하는 자리에서 천감독 등에게 젊음을 되돌려준다는 호르몬제 DHEA 한병씩을 선물했답니다. 요즘 미국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있는 이 약을 받고 천감독과 김감독은 입이 함지박만해졌지만 "부작용이 있다더라"는 주위의 귀띔에 그만 뜨끔했지요. 구단주로부터 받은 소중한 선물인데 그냥 버릴 수도 없고, 그리 젊지도 않은 나이에 젊음을 걸고 도박을 하자니 찝찝해서 모두 선뜻 입에 넣지 못하고 집에 모셔만 두고 있답니다. ◇…의 투_타 최고액 신인인 임선동 이병규의 신경전이 벌써 시작됐습니다. 지난 9일부터 팀의 신인연수에 참가한 두 선수중 선전포고는 후배 이병규가 먼저 했죠. 이병규는 자기소개와 포부를 밝히는 3분 연설때 "선동이형을 `물리치고' 꼭 신인왕이 되겠다"고 호언, 좌중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후배의 `도전사'를 들은 임선동은 행동으로 반격을 펼쳤는데요. 이후 이틀동안 투수와 야수로 나뉘어 벌인 눈탑쌓기 등의 각종 게임에서 투수팀은 임선동의 `이를 악문' 활약 덕분에 단 한차례도 지지 않았습니다. 임선동은 "내가 끼면 이긴다"는 의미심장한 말로 이병규의 기를 죽이며 `깜짝 라이벌전'의 대단원을 장식하더군요. ◇…PC통신을 통해 `진갑용과 자존심 세워주기' 모금운동을 펼쳤던 OB팬들이 예상보다 팬들의 호응도가 낮자 크게 낙담하고 있습니다. 지난 11일 모금운동 1차 마감결과 고작 20만원도 안되는 금액이 걷혔다는 군요. 상황이 이렇게 되자 마감결과를 확인한 회원들은 이 돈의 처리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데요. 원래 액수가 얼마든간에 진갑용과 에게 전액 전달한 계획이었지만 구단이나 선수측이 돈받기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죠. 구단에선 "신인계약과 연봉협상은 우리가 알아서 할 일인데 팬들이 나선 것 부터가 우스운 일 아니냐"며 불쾌하다는 반응입니다. 팬들은 일단 이달 말에 모임을 갖고 성금처리문제를 논의할 예정인데 현재 선수들에게 방망이나 장갑 등 용품을 사주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최후의 원년멤버인 삼성 （39）가 요즘 쇄도하는 방송출연요청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습니다. 현역 최고참에 유일한 원년멤버라는 상징성에다 후덕한 `이웃집 아저씨' 이미지 탓에 시청자들의 호응이 높아 방송 3사 PD들의 모셔가기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지요. 이미 `체험 삶의 현장'（） `세상을 만나자'（SBS） `도전, 불가능은 없다'（SBS） `건강 더하기 행복'（） 등의 프로그램에 출연요청을 받아 놓고 일부는 녹화까지 끝낸 상태입니다. 는 "작년 팀성적도 좋지 않았던데다 이제 막 팀훈련을 시작한 점을 고려, 오락프로그램은 정중히 사양했다"며 "선별해서 출연에 응낙한 것이 이 정도"라며 으쓱대더군요. ◇…롯데가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오산 그룹연수원에서 가진 선수단 시무식을 겸한 정신교육이 흥미롭습니다. 진지한 발표도 많았지만 일부 선수들은 교육 건의사항에 "발표자의 신분을 보장해 달라" "잠이 오면 자게 하자" "간식을 먹으면서 하자" "연예인 강사를 초청하자" "연수비를 줄여서 회식이라도 한번 더하자" 등 온갖 짓궂은 발표를 해 배꼽을 잡게 했습니다. 그리고 팀의 장점에 대해선 "우리 감독이 8개팀 감독중 가장 키가 크다" " 사장님이 인자해서 좋다"등 엉뚱한 얘기들도 나왔죠. 연봉산정 방법을 놓고 구단과 선수간에 갈등을 빚었던 터라 일부 선수들의 이런 장난같은 발표는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는데 그만이었다는 후문입니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고 하지요. 현대 강명구사장이 바로 토정비결 말 한마디에 너무 기뻐서 선심을 팍팍 썼습니다. 강사장은 강릉 훈련 둘째날인 지난 12일 아침 경포대 해변을 혼자 거닐다가 우연히 토정비결을 보는 사람과 마주쳤습니다. 강사장은 호기심에서 현대 구단 창단날짜인 96년 3월11일을 생년월일로 해 구단의 토정비결을 뽑아봤는데 점괘가 나오기를 "올시즌 4강은 확실하고 잘하면 우승도 가능하다"는 겁니다. 이 한마디에 날아갈 듯 기분이 좋아진 강사장이 정가의 5배인 5만원을 선뜻 복채로 내놓자 이번에는 점보는 아저씨의 입이 떡 벌어져 한동안 말을 잊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