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카페] 차한잔과 함께 신년운세를
기사입력 1997년 01월 12일 15시 12분
점을 봐주는 카페가 신세대 거리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서울 이대 입구 카페촌을 중심으로 시작된 점봐주는 카페가 신촌, 강남 등지로 퍼져나가고 있다. 길거리 복채 1만원보다도 싼 3천∼6천원선에서 운세를 점쳐주는데다 차 한잔 마시러 들렀다가 가볍게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신세대들의 호응이 크기 때문. 이에 따라 운세 한번 봐주는데 1만∼3만원대를 받고 있는 인근 철학원은 초비상이다. 서울 대현동 이대입구 경우, 최근 2∼3년새 `에로스' `앙가쥬망' `IVY' `We' 등 점을 봐주는 카페가 크게 늘어났다. 여대생과 연인들이 많이 오가는 곳인 만큼 점을 봐주는 서비스를 하느냐 안하느냐에 따라 매출액이 좌우될 수도 있다는 것이 이들 업소 주인들의 설명. 3개월전부터 점을 봐주는 서비스를 개시한 `IVY'의 경우, 점을 봐주기 전보다 매상이 30％나 늘었다. 이곳에서 고객들의 점을 봐주고 있는 신세대 점술가 장병국씨（28）는 "새해들어 점보는 고객이 크게 늘어 하루 평균 50∼60명이 넘는다"며 "주로 애정운이나 출세운을 보고 간다"고 말했다. 지난달말부터 사주를 봐주고 있는 `We'의 주인 조재신씨（48）는 전체고객의 70％가 3천원의 복채를 내고 운세 서비스를 받는다고 말했다. 서울 압구정동의 `신세대 역학연구소' `사주공간', 서울 인사동의 `천기누설' 등 점봐주는 카페는 계속 늘고 있는 추세. 복채는 업소에 따라 차이가 있어 사주, 궁합 등 종목에 따라 3천원씩을 받는 곳이 있는가 하면 모두 묶어 3천원이나 6천원을 받는 곳도 있다. 신세대 카페촌이 이같은 부대서비스를 시작하게 된 것은 카페 주인과 계약을 하고 카페에 출퇴근하며 고객들의 운세를 봐주는 신세대 점술가들이 늘어난 탓도 적지 않다. 카페측에 일정 금액의 커미션을 떼 주는 경우도 더러 있으나 대다수 점술가들이 손님을 늘려주는 대가로 카페 한켠을 공짜로 빌려쓰고 있는 것. 한편 여성의 사회적인 지위가 높아지면서 이들 신세대 `사주공간'에서는 과거에는 찾아볼 수 없는 희귀한 풍경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여자 1명이 찾아와 3∼4명 남자의 생년월일을 내며 궁합을 봐달라고 하는 예가 적지 않은가 하면 사회적으로 성공할 수만 있다면 결혼은 안해도 좋다며 손바닥을 내미는 경우도 상당수라는 것. 컴퓨터 세대가 이같이 운세에 관심을 보이는 것에 대해 이곳 신세대 카페촌의 점술가들은 모든 것이 급속하게 변하는 시대 조류 탓에 오히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