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김성래-석수철 협공에 투지 활활
기사입력 1997년 01월 12일 15시 08분
혼자 뛰는 경주는 재미가 없다. 앞서던 뒤지던 상대가 있어야 뛸 맛이 난다. 쌍방울 최태원（26）이 정축년에 펼치는 `경쟁론'이다. 경쟁은 최대의 능력을 이끌어 내는 원동력이란 지론이다. 작년까지 주위의 도전 한번없이 홀로 지켰던 2루였지만 올해는 삼성출신의 와 3루수로 뛰던 석수철의 협공이 거세다. 3루는 에서 이적한 가 이미 말뚝을 박았고 김 호가 유격수에 버티고 있어 모두 2루에 입후보한 때문이다. 이름으로 싸우자니 에게 밀리고, 성적으로 말하자니 석수철이 만만치 않다. 작년 2할5푼8리에 1홈런, 40타점. 석수철은 2할6푼6리, 3홈런에 32타점. 하지만 불안보다는 의욕이 솟는다. 오히려 "라이벌이 있어야 힘이 나는 체질이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절대 2루를 내주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지는 최태원이다. 그래서 오카지 가즈히코 타격코치의 "하체를 충분히 이용하는 타격을 하라"는 조언이 더욱 귀중하기만 하다. 작년까지 상체만을 이용한 타격자세로 인해 몸에 무리가 많아 좋은 타격을 하지 못했다는 것을 스스로 잘 알기 때문. 하체와 허리의 힘을 제대로 이용하는 타격이 경쟁에서 자신의 손을 들어줄 것으로 믿는다.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아직 모자란 점이 많다. 완벽할 수는 없지만 이번 겨울훈련을 통해 만족할 만한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 팀의 2루수는 결국 내가 될 것이다." 주인 없는 곳의 왕노릇보다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은 상처투성이의 승자에 더욱 매력을 느끼며 땀을 흘리는 최태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