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천원전] ○김만수 2단 ●이계훈 3단
기사입력 1997년 01월 12일 15시 07분
제9보(220-240)= 사실 백 20의 차단은 '혹시나'를 기대하며 절망 속에서 놓아본 덫에 불과했던 수. 그런데 누가 알았으랴.상대는 너무나 쉽게 그 덫에 걸려들고 만다. 거기에는 물론 착각이 한 몫을 한다. 흑 25때 백 26먹여치기를 깜박했던 모양.그렇지 않고서야 흑 21-25 수순을 아무렇지도 않게 결행할 수는 없었을 것이니 말이다.결론적으로 흑 21이 최후의 패착.만약 실전 백 26 먹여침을 인지했더라면 흑 1로 그냥 젖히는 것이 정수. 백 2로 막으면 5까지 패. 그러나 이 패는 질 경도 백도상변 말의 사활에 치명적일 뿐만 아니라 흑의 살자는 자체 팻감이 많아 감당할 수 없다.따라서 백은 에서 보듯 본보처럼 2로 잡으러가는 모험을 택할 수 밖에 없는 처지. 이 때 흑이 3이 묘수. 흑 3으로 5나 4로 백 두점을단수치는 것은 백 3으로 끊겨 실전으로 환원된다. 백 4는 어쩔수 없고 이하 15까지 흑 말을 잡기 위해선 이렇게 될 수 밖에 없는 곳.다음 흑 178롤 불여가 상변 흑-백간 수상적인데 흑이 빠르다.상변을 고스란히 백에 헌납한 흑. 기분같아서는 지금 당장 던지고 싶지만 내용면에서 줄곧 앞서온 흑으로서는 너무도 억울한 한 판이기에 그럴수도 없다.다시 심기를 가다듬어 흑 33, 좌하 백말을 차단한 뒤 픅 37,39로 사활이 걸린 패를 단행해 본다.그러나 프로의 세계에서 '두수'이상 늘어진 패는 패가 아니다라고 했거늘 이것은 무려 '네수'나 늘어진 패가 아닌가.참으로 이 3단으로선 지푸라기라고 잡아보려는 심정이리라.이 후의 수순은 총보로 미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