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렵꾼] 사냥레포츠 흐린다
기사입력 1997년 01월 12일 15시 03분
밀렵과 오발사고가 이어지면서 레포츠로서의 `사냥'이 존립을 위협받고 있다. 밀렵꾼들이 순환수렵장은 물론 전국 각지에서 설치고 있고 오발사고로 애꿎은 수렵장 주민들까지 다치자 사냥에 대한 이미지가 추락하고 있는 것. 순환수렵장으로 개방된 전북지역에서는 지난해 11월 개장이래로 오발사고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무주군 기곡리 인근 야산에서 밭일을 하던 여복분씨(79)가 엽총 탄알에 머리를 맞아 중상을 입은 것을 시초로 계속 크고 작은 오발사고가 빈발하고 있는 것. 그런 가운데 지난 7일에는 장수군 남양리 인근 야산에서 윤기호씨(50)가 엽총 탄알에 맞아 또 큰 부상을 했다. 또 전국각지에서 밀렵이 끊이지 않고 있어 정작 수렵장을 찾은 사냥꾼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사냥감 발견하기가 힘들다"면서 "곳곳에 밀렵꾼들이 놓아둔 불법 올가미 때문에 사냥을 할 수 없을 지경"이라고 말했다. 사태가 이쯤되자 산림청은 2001년까지 야생조수보호 기본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다양한 대책을 강구중에 있다. 우선 밀렵및 밀매행위를 엄단하기 위해 민관합동으로 밀렵단속과 감시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야생조수보호를 위한 국민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또 경찰청관계자들은 순환수렵장 등지에서 오발사고가 빈발해 애꿎은 주민들이 고통을 당하자 조사에 착수했는데 오발사고 대부분이 인적이 드문 야산이나 마을 인근에서 사냥을 하다 일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일부 몰지각한 사냥꾼들이 사람 인근에 있는 조류에까지 총을 쏘다 이같은 사고를 낸 것으로 밝혀져 `사냥'에 대한 인식이 더욱 나빠지고 있는 것. 원로수렵인 강정구씨는 "사냥을 하기전 인격부터 닦아야 한다"면서 "사냥의 본래 의미가 퇴색해가면서 사냥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마저 추락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