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 향수 맞춤 '붐'
기사입력 1997년 01월 11일 14시 56분
"나만의 향기를 찾아라." 젊은이들 사이에 `나만의 향수찾기' 선풍이 불고 있다. 향수사용이 일반화되면서 젊은 멋쟁이 남녀들이 유명브랜드 향수를 천편일률적으로 풍기고 다니는 것에 식상, 자기만의 향기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 이명선양(22．S대 3년)은 "예전에는 특정 브랜드를 사용했는데 지하철을 타고 다니다 보면 옆사람에게서 같은 냄새가 나고 친구들 역시 무슨 향수인지 금방 알아채 향수 특유의 신비로움을 경험할 수 없었다"면서 "나만의 향수를 뿌리고 다니는 요즘엔 친구들이 무슨 향수냐고 궁금해 해 또다른 즐거움이 생겼다"고 좋아했다. 기존의 향수를 섞어 자기만의 향기를 뿌리는데 그때마다 향수별 비율을 달리 해 날마다 변신한다는 게 이양의 얘기. 이양의 경우와 같이 기존의 향수 여러개를 복합적으로 사용, 자기만의 독특한 향기를 발산하려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면서 일부 향수전문점에서는 고객의 주문에 따라 향수를 만들어주는 등 향수개성시대를 실감케 하고 있다. 서울 입구에 있는 향수전문점 `파팡 드 오'의 경우 향수 카운셀러가 상주, 고객과 상담한 뒤 전문조향사를 통해 향수를 제조해 호평을 받고 있다. 이곳에서는 옷을 맞추기 위해 중간에 가봉을 하듯 향수 또한 수시로 고객이 원하는 향인지 아닌지를 체크하는 과정을 거치며 향수이름을 빈칸으로 남겨둬 고객이 채우도록 하고 있다. `파팡 드 오'의 주인인 엄혜원씨(36)는 "손님들 가운데는 주문향수의 이름을 `비오는 날 오후 돌냄새'라고 붙이는 등 자신만의 개성을 살린다"면서 "사회가 전문화되고 개성화되면서 자신만의 향수를 찾는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런 주문향수는 향의 희귀성에 따라 다르지만 1병을 맞추는데 걸리는 기간은 평균 1개월 가량. 일반 향수점의 30㎖짜리 향수는 평균 2만5천원선이나 맞춤 향수의 경우 제조 특성상 20만원을 넘어서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들 업체들은 주문이 많아 일손이 달린다고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