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희] 세계랭킹 50권 재진입 출발 ♣
기사입력 1997년 01월 11일 14시 43분
"그랜드슬램대회 `마의 3회전벽'을 넘어 세계 57위의 옛 영광을 되찾겠다." `한국여자테니스의 간판' 박성희(22．)가 13일 개막되는 호주오픈에 출전, 세계 50위권 재진입을 위한 첫발을 내딛는다. 4대 그랜드슬램대회 가운데 하나로 97테니스시즌 개막을 알리는 호주오픈은 박성희의 올시즌 재도약 여부를 점칠 수 있는 중요한 무대. 여기서 박은 윔블던 호주오픈 프랑스오픈 등에서 한차례씩 2회전에 올랐지만 3회전 문턱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던 징크스에서 탈출, 지난해 곤두박질했던 (세계여자프로테니스협회) 랭킹에 다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을 참이다. 재도약을 앞두고 박성희가 맞닥뜨린 첫번째 장벽은 본선 1회전(128강)에서 격돌하는 세계 14위의 강호 브렌다 슐츠－매카시(26．네덜란드). 지난 95년 대회에서 8강에 올랐고 지난해 투어 시티대회에서 우승한 매카시는 박성희에게 버거운 상대임에 틀림없다. 특히 매카시는 1@87의 큰 키에서 뿜어나오는 `난공불락'의 강서브를 주무기로 하고 있어 박의 고전이 예상된다. 하지만 박의 절대적인 열세를 속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매카시는 지난해 단 하나의 투어 타이틀을 따내는 데 그치는 등 20대 후반으로 접어든 자신의 나이와 함께 내리막길을 걷고 있어 박이 체력이나 기량면에서 결코 크게 뒤지지 않으리라는 예상이다. 게다가 박은 지난 95년 9월 니치레이오픈에서 세계 6위 다테 기미코(일본)를 물리친 경험이 있어 심리적으로도 매카시에게 밀리지 않는다. 테니스 관계자들은 "박이 지난해 11월 미국 의 닉 볼리테리 테니스아카데미에 입교해 과학적인 훈련을 받아서인지 몰라도 포핸드스트로크가 더욱 매서워졌다"며 "매카시와의 대결은 해볼만하다"고 입을 모은다. 두둑한 배짱에다 승부근성이 강한 박성희가 새해 바뀌어진 세계랭킹시스템의 첫 단추를 꿰는 호주오픈에서 또한번 세계 테니스팬들을 깜짝 놀라게 할 `큰일'을 일궈낼 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