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소정] 악극 간판 스타
기사입력 1997년 01월 11일 14시 17분
"모든 정열을 쏟아 부을 생각입니다." 활화산같은 열정의 연기파 권소정(29)이 새해 벽두를 뜨겁게 달굴 한풀이 무대에 오른다. 스포츠조선과 SBS, 극단 가교가 공동 주최하는 악극 `울고 넘는 박달재'(김상열 작－연출)에서 비련의 여주인공 `금봉'으로 무대에 서는 것. 오는 13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예술의 전당 하우스에서 공연되는 `울고넘는…'는 두남녀의 신분을 초월한 사랑이 빚어낸 비극을 우리의 전통적인 뮤지컬 형식인 악극으로 담아 낸다. `금봉'은 쌀 두섬에 종으로 팔려가 주인 집 아들 준호(양재성)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는 비극적인 인물. 아이까지 낳지만 시어머니의 음모로 아이는 다른 집에 양자로 가게 되고 남편과도 생이별을 하게 된다. 결국 그녀는 모진 운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인범의 누명을 쓰고 검사가 된 아들과 법정에서 만나게 된다. "기구한 운명을 타고 난 여인이에요. 남편에 대한 사랑, 혈육에 대한 정을 모두 빼앗기고 슬프디 슬픈 삶을 마치는 한 많은 인물이죠." 권소정은 이번 무대에서 `울고 넘는 박달재' `고향은 내 사랑' 등 모두 9곡을 열창 한다. 애틋한 멜로디와 슬픈 내용, 그리고 모든 에너지를 발산해야 하는 악극 특유의 성격 때문에 연기를 하다 보면 저절로 눈물이 줄줄 흐른다는 그녀는 덕분에 2시간의 공연이 끝나면 완전히 탈진해 버린다. 하지만 많은 관객이 함께 엉엉 울며 눈물 바다를 이루는 것을 볼 때마다 `아, 이거야말로 진짜 우리 연극이구나'하며 긍지를 느낀다. 특히 중－장년층 뿐 아니라 10대 관객들조차 눈시울이 벌개져 격려를 해줄 때마다 힘이 솟는다고. SBS 공채 1기로 `분례기' `그대 목소리' `이 여자가 사는 법' 등에 출연했던 권소정은 94년 악극 `홍도야 울지마라' 95년 `굳세어라 금순아' 등에서 각각 주인공을 맡아 새롭게 부활하고 있는 우리 악극의 간판 스타로 군림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