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버는아디이어] 외국 TV프로 복사공급
기사입력 1997년 01월 11일 14시 07분
미국 사는 친구 중에 비디오 장사를 해서 돈 번 친구가 있다. 한국의 드라마나 쇼프로를 녹화한 뒤 미국에서 그 테이프를 1백 개쯤 복사한다. 그걸 교포나 유학생들에게 빌려주는 대여업을 한 거다. 그 때는 80년대라 저작권 시비도 없었다. 누가 더 열심히 복사해서 배달을 잘해주느냐가 그 장사의 승부수였다. 지역과 장소를 불문하고 그 친구의 배달기동력은 대단히 뛰어났고 장사는 아주 잘됐다. 그 때 나한테 극장 건물을 한 채 지으려면 돈이 얼마쯤 드느냐고 물어봤을 정도니 돈을 얼마나 벌었는지는 짐작하고도 남는다. 우리가 한국에서 날마다 보는 TV프로그램이 일단 외국으로 건너가면 돈이 된다는 얘기다. 불행히도(?) 지금은 아마 저작권 문제로 그런 장사가 곤란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도 일본에서는 한국방송을 복사해 돈벌고 있는 사람들이 수도 없이 많다. 어쨌든 이 얘기를 뒤집어보면 어떤 외국의 방송 프로가 물을 건너서 한국으로 들어올 경우 곧바로 돈이 된다는 얘기다. 지금 위성방송을 보려고 파라볼라를 설치한 가구가 전국에서 1백만 가구쯤 된다고 한다. 일본 방송을 보고 싶은 잠재 수요가 어마어마하다는 얘기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복사 아르바이트를 한번 해보시라. 재미있기로 정평이 난 일본 5개의 민영TV는 우리나라에서 볼 수가 없다. 그 프로그램을 복사해서 원하는 사람들에게 양도하는 아르바이트다. 저작권 문제를 거론할 분이 있겠지만, 그렇게 따진다면 지금 수신기 놓고 있는 사람은 다 불법이다. 물론 이걸 대규모로 기업화한다면 곤란하다. 하지만 학생이나 한 개인이 아르바이트하는 수준으로 장사를 한다면 별 문제 없다고 본다. 일본 방송국이 개인에게 시비걸 일도 없다. 이런 아르바이트를 하려면 일본에 누가 있는 게 좋다. 아는 사람을 통해 일주일에 몇 개 프로그램만 녹화해 한국에 보내오면 OK다. 그다음 비디오 두 대로 그 프로들을 복사하면 돈이다. 주고객은 일본어학원에 다니는 사람들, 일본어 배우는 학생들, 일본에 여행갈 사람들이다. 마지막으로 직접 고객을 찾아나서거나 DM엽서를 띄우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