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선동] 자타공인 1순위 괴물루키
기사입력 1997년 01월 11일 13시 52분
그는 정상의 의미를 안다. 우승도 줄기차게 해봤고 MVP상도 숱하게 탔다. 국제 스카우트 분쟁에 휘말리기도 했고 초유의 법정 싸움까지 겪었다. 그리고 그가 깨달은 정상의 의미는 `또다른 시작'이다. "타보고 싶던 상은 탔고 듣고 싶던 소리는 들었습니다. 그러나 정상에 올라보면 언제나 다음 고개가 눈앞에 있었습니다." 임선동(24). 7억원의 계약금으로 당분간 깨지기 힘든 최고 기록을 새겼다. 어차피 이 판에서 돈이 가장 정직한 잣대라면 이미 그는 `영웅전'의 첫 페이지를 열었다. 이제 화끈한 활약으로 `7억원 신화'의 마지막을 완성할 차례. 임선동은 대형 투수다. 아마시절 최고시속 150㎞의 광속구를 뿌려 괴물 투수의 이름을 얻었다. 커다란 덩치도 비범하지만 근력과 근육의 부드러움 또한 남다르다. 군살을 끔찍하게 싫어하는 `투수 조련사' 김영덕 2군감독이 유독 `뚱뚱이' 임선동에게 엄지를 치켜세운 까닭은 그의 유연함이 잘빠진 선수들을 오히려 능가하기 때문이다. 작년 11월 입단 당시 110㎏을 웃돌았던 임선동은 "2월말까지 95㎏을 만들라"는 `살떨리는' 특명을 받았다. 그러나 한달반의 훈련으로 그는 벌써 97㎏까지 눈금을 내렸다. 야구에 관한한 `한다면 한다'는 프로 근성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마무리 철벽' (26)과 함께 임선동은 새해 쌍둥이 마운드의 양대 희망봉이다. 3번째 우승의 선봉에 선 그에게 `신인왕' 목표는 오히려 소박하게 느껴진다. 바다 건너에서 `꿈의 행진'을 펼치는 와 . 국내무대서 역대 최고 신인의 전설을 이룬 현대 . 동갑내기 소띠 스타들의 성공 드라마를 가장 원대하고, 가장 화려하게 마무리할 몫이 이제 임선동의 어깨 위에 내려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