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소설] 의학전문지식 살려 파격성묘사

기사입력 1997년 01월 11일 13시 51분

미국에서 치과의사로 활동하고 있는 샘 장씨(49·한국명 장석형)가 최근 장편소설 `닥터러브'(도서출판 다나)를 발표했다. 40대 중년남성과 20대 신세대 여성의 충격적인 사랑을 그린 소설이다. 주인공은 40대 남성, 닥터 현이다. 에 거주하는 닥터 현은 한국인 3세인 스테이시, 출신의 1.5세 린다, 그리고 한 번 씩의 국제결혼 경험이 있는 미키와 릴리 등을 만나 번갈아 사랑을 나눈다. 그러다 그는 서울 강남의 스물일곱살 희정이라는 여인을 마지막으로 만나 사랑의 실마리를 잡는다. 외설시비를 불러일으킬 요소가 짙을 정도로 성 묘사가 강렬한 작품. 그러나 이 소설이 특이한 것은 사람들의 섹스장면도 심심찮게 나오지만, 매미 사마귀 박쥐 등의 `성생활'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는 점이다. 말하자면 전문가 소설이다. "소설도 이젠 전문가가 나서서 쓰는 시대가 됐다고 봅니다. 변호사가 법을 소재로 해서, 의사가 의학지식을 소재로 해서 작품을 쓰는 거죠. 요즘 독자들은 너무 현명해서 고도의 전문지식을 갖춘 작가가 쓰지 않으면 별 감동을 받지 않습니다." 이 소설에는 자신의 `실제 체험'도 많이 집어넣었다고 고백한다. 소설이 분방한만큼 작가도 분방하다. 옛날 명문인 서울 수송국민학교를 거쳐 경기중학에 입학했는데 공부에 별 취미를 못붙인다. `어린 싹수'부터 벌써 자유주의자 기질이 농후했던지 여학생도 만나고 치기어린 연애도 해본다. 자업자득으로 엉뚱하게 상업고등학교에 들어간다. 다행히 3학년 때 공부에 취미를 좀 붙여 다시 치대에 입학해 `무사히' 졸업한다. 3년간 군의관으로 병역을 마치고 훌쩍 미국으로 떠난다. 공부에 늦바람이 들었는지 치대에서 치의학 공부를 더하고 근교에 치과병원을 개업한다. 그리고 이방인들의 왕옥수수만한 이(齒)를 돌보는 틈틈이 어린 시절부터의 꿈이었던 소설쓰기를 시작한다. 단편 `아버지의 죽음'으로 월간 `조선문학'신인공모전에 당선돼 한국문단에 데뷔한다. 이어 장편 `에이미의 사랑'을 발표해 교포사회에서 일약 유명문인이 된다. "두 마리 토끼를 잡는게 아닙니다. 과학과 예술이라는 두 나무를 접목시키는 원예사가 되고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