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병창] 신세대 역학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1997년 01월 10일 15시 46분
"제 운명을 제대로 알고 싶어 역학공부를 시작했죠". 21년간의 학창생활동안 모두 19번이나 학교를 옮겨 다니며 늦게까지 자신의 길을 찾지 못하던 송병창씨（宋炳昌·36·신세대 역학연구소 소장）. 대학에서는 체육학, 유학을 가서는 심리학, 대학원서는 관광학을 전공한 송씨가 결국 역술가의 길을 가게 된 결정적인 동기는 바로 자신의 운세를 정확하게 알기 위해서다. "전통있는 한의사 집안에서 자랐기 때문에 늘 역학을 가까이서 접하며 성장했죠. 여기에 유학때 공부한 카운셀링을 접목시키면 보다 정확하고 올바른 상담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기존의 역술과는 다른 새로운 방법을 모색한 거예요". 그동안의 전공공부를 교양으로 여기고 과감하게 방향을 틀어 새로운 역술상담을 시도한 송씨가 서울 압구정동에 `신세대 역학연구소'를 차린 것은 3년전. 역술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컴퓨터 시스템을 도입하고 3천여명의 실례를 통계자료로 활용하는 등 송씨의 역술상담은 기존의 것과는 달리 상당히 합리적이고 논리정연하다. 이런 점이 신세대의 특성과 맞아 떨어져 요즘에는 하루평균 10건 이상의 상담을 하고 있는데 특히 20대가 가장 많다고 한다. 독특한 역술상담답게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다. "한 여성이 궁합을 보기 위해 사귀는 남성의 생년월일을 적어 왔는데 저와 똑같았어요. 그런데 두분의 궁합을 보니 천생연분이더라구요". 문제는 상담을 하다보니 그 여성이 미혼인 송씨의 마음에 쏙 들었다는 것. "역술에서 생일이 같으면 대부분 비슷한 운세와 궁합을 갖기 때문에 결국 그 여성과 저와도 연분이 된다는 얘기죠. 그래서 속으로는 궁합을 반대로 얘기해 주고 제가 프로포즈를 할까하는 생각도 했었죠". 매일 새로운 사람을 만나야 하므로 항상 긴장해야 하는 것이 가장 힘들지만 사람들의 어려움이 상담후에 잘 해결되는 것을 보면 더없는 보람을 느낀다는 송씨. "역술가이기보다는 인생을 진지하게 공부하는 학생처럼 살려고 노력할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