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고분속 그대로 본뜬 이색 술집 화제
기사입력 1997년 01월 10일 15시 46분
고구려가 부활했다.
최근 서울 강남 압구정동에 고구려 고분 속을 그대로 본뜬 이색 술집이 등장했다.
이색술집 고구려는 로비부터 이미 토분 칠을 한 인테리어와 광개토대왕비로 심상치않은 분위기를 풍기며 문안으로 들어서면 장군총의 수렵도를 포함한 갖가지 벽화들로 둘러싸인 거대한 고분 속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사방 벽면을 에워싼 벽화, 천장을 드리운 걸개 그림과 함께 이곳을 더욱 고구려답게 하는 것은 업장 곳곳에 배치된 소품.
복도에 죽 배열된 커다란 석등과 기마상, 테이블마다 가지런히 배치된 토기, 화장실 한 코너를 장식한 토우 등이 모두 고증을 통해 재현돼 있다.
옆에서 들어주도록 돼 있는 우산까지도 그때 그 시절 그대로다.
무대에는 큰북과 작은북이 자리하고 있는데 오픈때에 이어 구랍 31일에는 카운트 다운과 함께 신명나는 북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우리 역사중에서 가장 찬란하고 번창했던 고구려 시대 젊은이들의 기상을 오늘의 젊은이들에게 심어주고 싶었습니다."
주인 엄경아씨（28·패션 디자이너）는 "93년 11월부터 94년 1월까지 에서 주최했던 `아！ 고구려전'을 보고 곧바로 오픈 작업에 들어갔다"며
"옷, 집, 식기 등을 비롯, 그 시대 생활상이 낱낱이 담겨 있는 고분 벽화를 천착하면서 각종 소품 디자인에 대한 힌트를 얻어냈다"고 말했다.
이집의 또 하나 특징은 1, 2, 3차로 이어지는 이동식 유흥문화를 배제하고 밥, 술, 춤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붙박이식을 도입했다는 것.
서양식 외식 문화에 길들여진 젊은층을 빼내기 위해 3개의 안주를 하나로 묶어 1만원에 파는 염가 정책도 쓰고 있다.
신토불이 외식 문화를 주창하고 있는 이 집은 지난달말 신촌점을 오픈한데 이어 앞으로도 계속 분점을 낼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