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 마음을 비우면 길이 보인다 ♣
기사입력 1997년 01월 10일 15시 42분
OB （34）이 `무관의 한'을 풀기 위해 백의종군한다. 지난 87년 프로에 입문한 에게 아직도 이루지 못한 딱 한가지 소원이 있다. 바로 우승. 프로 10년 동안 한번도 샴페인을 터뜨린 적이 없다. 한화의 전신 빙그레에서 활약할 때 무려 4차례나 정상 일보 직전에서 눈물을 삼켰다. 어느덧 `노장' 소리를 들을만큼 나이를 먹고, 무섭게 자라 올라오는 신인들 탓에 뒷전으로 밀려났지만 우승을 한번 일궈 내고야 말겠다는 의지만큼은 대단하다. `새술은 새부대에'라는 말도 있듯 새로 둥지를 튼 OB는 의욕을 더욱 북돋워 준다. 평소 존경하던 감독이 사령탑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또 서울 연고팀이라는 점이 더욱 맘에 든다. 3만 관중이 꽉 들어찬 잠실구장에서의 경기는 승부욕을 자극한다. 올시즌 OB의 수비진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곳은 바로 외야 부문이다. 기존 －－심정수에다 오는 5월 공익 근무를 마치는 장원진까지 가세하면 비집고 들어갈 구멍이 없다. 전성기를 넘긴 이 맞서기에는 벅찬 상대들이다. 하지만 지난 91년과 92년에 2년 연속 타격왕을 휩쓰는 등 국내 최고 교타자로서의 관록이 있는 데다 `악바리'라는 별명이 말해 주듯 근성을 갖추고 있어 활용 가치는 충분하다. "게임에 나가고 안나가고는 중요한 게 아니다. 후배들을 잘 이끌어 다시 한번 정상에 도전해 보겠다." 새해 연휴 계룡산에 올라 `OB에서 뼈를 묻겠다'는 각오를 다진 의 97시즌이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