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맛아십니까] 더덕요리
기사입력 1997년 01월 10일 15시 37분
겨울 입맛을 돋우는 `산나물 5형제' 하면 더덕, 도라지, 고사리, 취나물, 북나물(다래순)이다. 그중 먹는 방법이 가장 다양한 산채는 더덕이다. 다음이 도라지. 날 더덕을 초고추장에 찍어 막걸리 한사발을 들이켜면 `카_'하는 목젖 울림소리가 절로 나온다. 방망이로 살살 두드려 북어구이하듯 편 더덕에 고추장과 마늘, 파, 물엿, 참기름으로 버무린 양념을 발라 양면이 까슬까슬하게 구우면 불고기는 근처에도 못 갈 정도로 밥반찬이나 술안주에 그만이다. 더덕은 적어도 3년생이 되어야 `북어 더덕'이란 감투를 쓴다. 더덕 살이 황태 덕장에서 말린 금빛 북어살과 비슷하고 쪽쪽 찢어지는 것이 꼭 북어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더덕의 수명은 사람과 같다고 하는데, 매년 새싹이 나오는 부분에 혹이 하나씩 생겨 쉽게 나이를 알 수 있다. 찹쌀풀을 발라 말렸다가 기름에 지진 더덕자반과 누름적, 소고기－파－버섯－더덕을 꿴 산적 꼬치, 묵은 고추장을 묽게 하여 껍질을 벗긴 더덕을 통째로 장 항아리에 박았다가 이듬해 물마른 밥에 얹어먹으면 입맛이 금새 살아난다. 또 3∼5㎝로 썰어 술항아리에 담고 소주를 3배 정도 부어 밀봉시킨뒤 최소 3개월 숙성시키면 더덕주. 쌉쌀한 맛이 싫을 때, 꿀이나 황설탕을 1/3쯤 넣으면 감칠맛이 철철 흐른다. 달여서 마시거나, 그늘에서 말린 더덕과 도라지를 반씩 섞어 갈아서 먹으면 장, 특히 위를 튼튼하게 해주는 영양제. 폐기능에 큰 효험을 주어 기침을 멈추게 해주는 전래의 비방이다. 물에 체했을 때는 즉효다. 종기나 벌레에 물렸을 때도 더덕의 진액을 환부에 바르거나, 짓이겨 붙이면 잘 낫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