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나이트] 바깥길 걸은 어느 주부의 최후
기사입력 1997년 01월 09일 14시 37분
새로 생긴 중노년층 대상 잡지 `골든 에이지'에서 조사한 것이라고 한다. 서울 지역의 50대와 60대 수백 명을 상대로 알아 낸 거라고는 하지만 아, 글쎄 남자들의 69%와 여자들 21%가 `바깥길'을 걸어 본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때로는 인도를 놔 두고 차도로 걸어도 괜찮고, 차 또한 경우에 따라선 갓길을 달려도 되는데 바같길 좀 간 게 뭐 큰일 날 일이냐는 사람도 있으실 것이다. 우리말의 바깥길을 한자로 옮겨보자.외도(外道)아닌가. 외도를 걸은 그 시기는 남과 여 모두 30대 시절이 가장 많았다. 남자건 여자건 활동력 왕성한 30대 때는 자기 몫을 다하고도 여력이 생기는 모양이다. 통계 내용을 좀 더 정밀 분석해 보자. 남자는 10명 중 7명이, 여자는 2명이 `바같길'을 걸었다는 얘긴데, 괜히 멀쩡한 당신의 배우자를 7명이나 2명 중 한 명이 아니냐고 다그칠 일이 아니다. 당신의 그이는 분명히 나머지 3명이나 8명 중에 끼어 있으실 테니까. 또 하나. 이것도 다행이라고 말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배우자가 `바같길'을 간 것은 그 동기가 자못 순수(?)하다. 애정이 식어서가 아닌 호기심이나 외로움을 이기지 못했기 때문이라니까. 만일 이것을 날라리 나라에서 조사를 했다면 `바깥길'을 수시로 걷는 사람이 남자 여자 모두 100%였을 것이다. 그 날라리 국에선 오늘도 이런 일이 많이 생기고 있다. 남편이 집에 가니 아내가 누구랑 한 이불 속에 있는 것이 아닌가. 남편은 아무리 눈을 비비고 봐도 침대 위의 남자가 자기가 아니었다. `나는 멀리서 일을 하다가 주말에나 겨우 집엘 오는데 마누라라는 여자는 이 꼴이구나！' 남편은 분노로 몸을 떤 뒤 아내에게 총을 쏘고 말았다. 다행히 법정에서는 남편의 심경을 십분 이해해 그에게 정당 행위로 인정해 무죄를 선고했다. 남편이 법정을 나서는 데 재판관이 물었다. "개인적 호기심에서 한가지만 묻겠소. 당신은 왜 남자를 쏘지 않고 아내를 쐈소?" 남자의 덤덤한 대답 "총알을 아끼기 위해서지요. 매주 다른 남자를 쏠 만큼 실탄이 넉넉지 못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