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탯줄로 백혈병 환자 치료
기사입력 1997년 01월 09일 14시 10분
혈병을 탯줄로 치료한다. 전세계 분만실에서 폐기되고 있는 탯줄이 죽음을 눈 앞에 둔 백혈병 환자들의 새로운 치료수단으로 등장,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착 지오(GEO)에 따르면 프랑스의 한 병원에서 만성 백혈병을 앓고 있던 한 여성 환자가 골수이식 기증자를 5년동안 찾다 실패한 뒤 미국의 뉴욕혈액센터에서 냉동상태로 보관중이던 탯줄의 혈액을 투여, 8개월이 지난 지금은 회복기에 접어들었다. 또 독일의 조안나 쿠르츠버그와 미국 및 뉴욕 혈액센터에서 백혈병 등 혈액질환을 앓는 24명의 아기와 1명의 성인이 탯줄 혈액을 투여받은 결과 1년후부터 뚜렷한 호전 증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탯줄에서 채취한 혈액이 획기적인 치료수단이 되고 있는 것은 탯줄이 골수와 마찬가지로 혈액의 모든 성숙한 세포를 만드는 모체세포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 반면 기존의 골수이식은 현재 백혈병 등 혈액질환 치료에 거의 유일한 수단이지만, 수혜자와 기증자의 유전자형이 일치해야 하고 또 유전자형이 일치하더라도 수술환자의 약 30∼50%에서 부작용을 일으켜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르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탯줄 치료는 아직까지는 시험단계에 불과하지만 치명적인 전염성 병원균의 침입이 거의 없고 골수이식보다 훨씬 경제적이면서 기존의 실험에서 부작용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돼 벌써부터 의학계를 흥분시키고 있다. 유럽에서 가장 큰 혈액은행인 독일 뒤셀도르프대학 병원의 페티 베르넷 원장은 "우리 연구소에는 현재 약 1천2백종의 혈액 샘플이 보관되어 있으며 최근 7개국이 공동으로 참여한 `유러코드'는 더 많은 혈액은행을 설립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서 "3만개 정도의 샘플만 있으면 유럽에서의 수요를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