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썩은 통조림 = 藥
기사입력 1997년 01월 09일 14시 09분
경련성 발성장애로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환자에게 보톨리늄 독소 치료법이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의 음성언어클리닉은 국내 최초로 보톨리늄 독소를 이용, 지난 1년간 90여명의 경련성 발작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1백20여회 시술한 결과, 약 90%의 환자들이 의사소통에 큰 도움을 얻어 정상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경련성 발성장애는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말을 하려고 하면 성대근육이 수축을 일으켜 목소리가 심하게 떨리거나 끊어져 정상적인 언어소통이 불가능한 질환. 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보톨리늄 독소 치료법을 시술한 결과 현재까지 5회 반복 주입받은 환자가 1명, 3회 주입받은 환자가 6명, 2회 반복 주입받은 환자가 13명이었으며 치료 환자의 대다수가 목소리가 현저하게 개선됐다. 보톨리눔 독소 치료법은 통조림에서 발생해 식중독을 일으키는 `클로스트리디아 보톨리늄' 세균을 이용, 환자의 목과 코안을 국소마취한 뒤 내시경과 특수 주입바늘을 이용해 성대근육에 직접 약제를 주입하는 방법이다. 현재 보톨리늄을 이용한 치료법은 이비인후과 영역에서는 말더듬과 음식물을 삼키기 곤란한 연하곤란증, 안과영역에서는 사시치료, 재활의학 영역에서는 소아마비 등 각종 근육질환, 성형외과 영역에서는 주름살 제거 수술 등에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 치료법은 1회 약물 주입으로 약 3∼6개월 약효가 지속돼 1년에 2∼4회 반복주입해야 하며 비보험이어서 1회의 약물 주입 비용이 약 20만원으로 비싼 게 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