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호] 준프로 시험거친 제 5선발
기사입력 1997년 01월 08일 15시 36분
1m84, 82㎏의 쭉 빠진 몸매에서 뿜어져 나오는 145㎞의 강속구. 해태 신인투수 김동호（24）가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프로선수로 거듭나고 있다. "구속도 만족할 수준이고 특히 공을 뿌리는 자세가 안정감있다"는 김감독의 신뢰로 보면, 올시즌 선발의 축으로 활약할 가능성을 엿보게 하고 있다. 실제로 강속구를 마음먹은 대로 찔러 넣을 수 있는 정교한 컨트롤과 슬라이더 커브 등의 다양한 변화구를 가진 김동호를, 단순한 중간계투용 투수로 단정해버리기엔 아깝다. 김동호도 작년 12월부터 신용균 2군감독과 문희수 2군투수코치의 조련아래 `10승'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특히 해태마운드에는 이대진 이외에도 고졸 2년생 , 재기에 땀을 쏟고 있는 최상덕 등 쟁쟁한 선발후보들이 많아 김동호의 강한 승부근성이 다시 꿈틀거린다. 지난 95년 해태에 1차지명됐으나 계약금 문제로 아마 현대팀에 입단, 안희봉 등 쟁쟁한 동기들의 틈에서 몸부림을 쳤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최한익감독의 심한 꾸중을 듣고 야구를 포기할 뻔한 아픔 끝에 `이 악물고' 야구를 다시 시작해 실업 2년동안 27경기에서 7승무패을 기록한 악바리. 작년 11월 해태에 입단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4억∼5억원을 부르는 다른 선수들을 볼 때마다 자존심이 무척 상했지만 `그 때의 아픈 기억'을 되씹으며 계약금 1억5천만원에 아무말없이 도장을 찍었다. 그러나 그에게는 다부지게 말할 수 있는 것이 있다. "97시즌이 끝나면 두고 보십시오. 누가 마지막에 웃을 수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