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일] 뭉칫돈 2천만원
기사입력 1997년 01월 08일 15시 34분
롯데 김영일은 지난 4일 2차 연봉면담차 구단 사무실에 들렀다가 생각지도 않던 `가욋돈'에 어안이 벙벙해졌다. 작년 연봉 1천5백만원에서 올해는 2천2백만원으로 46.7％가 올랐다. 불만스러운 금액은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도장을 찍자 계약 실무자 이철화 경기지원팀장이 `특별부록'을 꺼냈다. 2천만원의 뭉칫돈. "열심히 하라구. 힘든 시간 다 지나갔어." 김영일은 연습생 아닌 연습생. 부산고 4번타자 시절만 해도 `탄탄대로'였다. 지난 88년 봉황대기 타격상 수상 경력의 배팅파워는 고교 동기이자 당시 5번을 치던 이 부러워 했을 정도. 고3 가을 당시 부산고 조두복감독（현 감독）은 고대 진학을 권했으나 김영일은 대학진학이 어려웠던 친구 2∼3명을 입학시키는 조건으로 행을 고집했다. 그러나 같이 진학했던 친구들이 중도에 모두 야구를 포기했으니 결국 우정도 헛품만 판 격이었다. 92년 대학을 졸업할때는 군문제가 바짓가랑이를 물고 늘어졌다. 롯데는 2차지명서 그를 제외했고 결국 1년의 `재수' 끝에 93년 10월 입단 테스트를 통해 7백만원짜리 연습생으로 스타트를 했다. 94년 5월엔 방위복무로 다시 1년6개월간의 `외도'. 본격적인 프로 첫해는 96시즌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화려하진 않았지만 대타와 대수비요원으로 부지런히 뛰었다. "작년 41경기에 나갔으니 올해는 그 이상 버텨내야죠. 물론 주전이면 더욱 좋고요." 똑같이 시작해도 같은 길을 갈 순 없다. 지난 몇년의 가시밭길이 김영일에게 혹독히 가르친 `인생유전' 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