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시사회] 금단의 사랑 - '인샬라'
기사입력 1997년 01월 08일 15시 26분
근년들어 충무로의 두드러진 경향은 신인감독들의 대거 등장이다. 패기를 가지고 데뷔한 신인감독들중 기존의 스타감독들을 긴장케 할 정도로 몇몇 역량있는 연출자들이 발굴됐다는 사실은 영화가의 큰 수확이 아닐 수 없다. 95년 `개같은 날의 오후'로 데뷔했던 이민용 감독은 국내에서의 흥행성공과 영화제 그랑프리 수상 등 국제영화제에서의 눈부신 성과로 단숨에 유명감독이 된 경우다. 이민용 감독은 데뷔작과는 전혀 색깔이 다른 `인샬라'(제이콤 제작)를 두번째 작품으로 들고 나왔다. `인샬라'는 북 올로케이션, 남한 여자와 북한 남자의 사랑을 다룬 특수한 소재로 촬영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이 영화에서 는 남한 출신 대학생, 는 평양 출신 외교관이다. 이들은 89년 사하라 사막에서 만난다. 는 사막 여행도중 조난돼 밀수업자로 오인되어 홀로 에 남게 되는데 당시 는 대한민국과 비수교국이었기 때문에 경찰서 취조실에 나타난 이는 북한 외교관 . 둘의 운명적인 사랑은 이렇게 시작되고, 이별과 재회 그리고 탈출의 서사적 러브로망이 펼쳐진다. 이 영화는 의 챠드 정부군 기지 침투 장면에서의 총격전과 폭파신 등 수차례의 액션신이 볼거리를 주지만 그보다도 가장 인상에 남는 장면들은 화면 가득한 이국적인 풍광속에서 펼쳐지는 두 주인공의 러브신이다. 호텔 발코니에서 떨어진 의 신발을 가 나뭇가지에 묶어 올려보내는 첫만남 장면, 가 에게 칼로 적을 찌르는 법을 가르쳐주다가 칼이 떨어지는 장면, 끝없이 펼쳐진 사막에서 둘만의 발길을 남긴채 걸어가는 장면, 사막에서의 섹스신 등이 그것이다. 특히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탈출'이란 극적구조를 갖고 있는 후반부이다. 극초반부에 느껴지는 구성상의 다소 느슨함을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후반부는 강렬하고도 장중하다. 그런 면에서 분단의 벽을 허문 두 남녀의 사랑을 그리려했던 연출자의 의도는 성공적으로 전달되고 있다. 이민용 감독의 파워 넘치는 연출력을 실감케하는 부분이다. 또 작열하는 태양, 모래바람과 싸운 와 의 온몸 열연도 볼만하다. 의 연기는 섬세하면서도 강렬하다. 를 대한민국 대사관 앞에서 내려주고 차에 몸을 싣고 고개를 돌리는 장면에서 의 모습은 온몸에서 카리스마를 느끼게 할 정도다. "역시 "란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