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만] V새틀짜기 그슬땀 ♣
기사입력 1997년 01월 07일 14시 22분
"이번 만큼은 반드시 해내겠다." 구랍 26일 닻을 올린 프로축구 부산 대우 이차만（李次滿·47）호（號）의 항진소리가 우렁차다. "올해가 아니면 이런 좋은 기회는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게 선수들과 저의 공통된 생각입니다." 팀 내－외적으로 10년에 한번 올까말까한 호기를 살리지 못한다면 `명가（名家）' 재현의 꿈을 영영 접을 수도 있다는 절박한 심정이 그 바탕이다. 자신이 사령탑으로 처음 오른 지난 87년 이태호 정해원 김주성 등 기라성 같은 멤버들이 주축이돼 프로리그를 평정할 당시만큼이나 모든 여건이 좋다는게 이감독의 판단이다. "전력면에서는 조금 떨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잘만 다듬으면 큰 그릇이 될만한 선수들이 많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봅니다." 그후 13년만에 사령탑에 복귀한 뒤 보름남짓한 기간 동안 선수 개개인의 역량 파악에 주력해온 이감독은 "생각보다 재목감이 많다"며 내심 흐뭇해 하고 있다. "문제가 있다면 수비와 허리의 불안이지요. 적절한 세대교체가 이뤄지지 않은 느낌입니다." 이감독은 세대교체 실패로 인한 신－구 선수들의 부조화를 대우 부진의 첫째 원인으로 분석했다. 최고 취약 포지션인 수비에 신예들이 대거 포진돼 밑둥이 흔들릴 수 밖에 없었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이감독은 짧은 기간동안 팀전력을 최고치로 끌어올리기 위해 기존선수들의 포지션 재배치는 물론 가용인원들을 중심으로 한 개인별 특성훈련에 주력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 숙소인 해운대구 마리나아파트 단지내의 사회체육센터는 오후 10시부터 불야성이다. 이감독의 지시를 받은 몇몇 선수들이 체력 보강훈련을 위해 삼삼오오 모여 드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힘들더라도 나중에는 선수들 스스로 분명히 변화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취임 첫 조치로 `신정 연휴 반납'을 솔선 수범하는 등 특유의 카리스마로 난파선 복귀에 매스를 들이댄 이차만 감독의 표정이 예사롭지만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