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갑수] 권총자살연기 실감나네
기사입력 1997년 01월 07일 14시 07분
영화속에서 권총 자살하는 장면은 어떻게 찍을까. 영화 `그는 나에게 지타를 아느냐고 물었다'(구성주감독_한시네텍 제작)의 촬영에서 김갑수가 그 `노하우'를 살짝 공개했다. 재생불능빈혈증으로 죽어가는 김갑수는 어느날 잠에서 깨어나는 순간 암담한 기분 속에서 자살하는 환각에 사로잡히게 된다. "내 생애를 통해 나는 결코 다른 것을 가지려 하지 않았다. 오직 나는 아름다운 피스톨 하나만을 갖고자 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짧은 순간의 침묵과 하얀 손수건뿐. 자, 이제 돌려다오. 나의 피스톨을." 이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특수효과 담당자인 황현규씨는 우선 김갑수의 관자놀이에 인조피부를 만들어 그안에 화약으로 연결된 피주머니를 넣고, 다시 인조모발로 그 부위를 가렸다. 물론 화약폭발을 대비해 김갑수의 얼굴도 석고마스크로 떠 근육구조와 똑같이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피주머니와 화약에 연결된 도화선을 카메라에 보이지 않게 장착하고, 구성주 감독의 `레디 고' 사인에 따라 마치 권총이 관자놀이를 향해 발사된 것처럼 터뜨렸던 것. 이 특수분장에 소요된 시간은 4시간여. 만일 촬영도중 NG가 나면 다시 분장해야 하는 상황인지라 당연히 극도의 긴장 속에서 촬영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장면은 결국 2번의 NG끝에 OK사인이 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