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박사의전생이야기] 천명을 거역하면 병들게 돼
기사입력 1997년 01월 07일 13시 59분
영화 `귀천도'의 마지막 부분에 이런 대사가 있다. 우운검:마마, 운명은 바꿀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디 옥체를 보존하시옵소서. 마마를 만나고 지키기 위해 몇번이고 몇번이고 다시 태어나겠습니다. 좌운검()이 우운검()에게 도연(청연의 딸)과의 사랑을 암시하나 청연을 흠모했던 그는 그 운명을 포기하고 일본 사무라이 간죠(장동직)와 함께 최후를 맞는다. 운명이란 뭘까? 사전적인 정의로는 `초인간적 위력에 의해 지배된다고 생각되는, 신상에 닥치는 길흉화복'이다. 운명(運命)을 한자대로 풀어보면, 흐르는 생명(生命)이다. 생명(生命)이란 천명(天命)의 일어남(生)이라 하니, 운명이란 곧 일어난 천명의 진행, 하늘의 뜻일 게다. 따라서 운명을 바꾼다는 것은 하늘의 뜻을 바꾸는 것이다. 우리가 다른 사람의 뜻을 바꾸려면 그를 감동시켜야 하듯이 하늘의 뜻을 바꾸려면 온갖 지극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 그러나 한 사람을 감동시키려 해도 똥줄이 빠지는데, 어마어마한 하늘을 감동시키려면 얼마만한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인가? 그렇다면 사람은 그저 하늘의 뜻에 따라 사는 것이 최선이다. 목숨바쳐 하늘의 뜻을 거역할 필연적인 이유가 없는 한 하늘의 뜻에 순종하며 사는 것이 순리이다. 요즘 살맛 안난다고 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명퇴나 노동법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먹고 살 것 뭐하나 부족한 것 없는 사람도 왜 사는지, 왜 살아야 하는지 그 의미를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저 사는게 고달프고 피곤하고 무겁기만 하다는 것이다. 그들이 앓고 있는 마음의 병은 상당히 심각해 자살의 충동에까지 쉽게 이르는데, 그들의 공통된 특징은 자기를 태어나게 한 하늘의 뜻에는 별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나는 어떤 하늘의 뜻을 수행하기 위해 이 땅에 태어났고 지금 내 주변에 하늘의 뜻은 어떻게 흐르고 배열되어 있는지에는 관심이 없고 그저 삶의 무거움만을 지고 달리니 지치고 힘들 뿐이다. 누구나 자기 인생을 돌이켜보면 내가 왜이리로 달려왔는지 앞으로 내가 살아가야할 방향은 어느 쪽인지 막연히 그 기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기운을 부질없다고 외면하면 당장은 하늘의 짐을 내려놓았으니 편하겠지만 곧 천명을 거역한 벌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천명을 따를 시에는 삶의 기쁨과 모험으로 떠오르지만 거역시에는 마음을 병들게 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 하늘이 곧 우리의 마음이기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