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트로얀니] 72세 카사노바 황홀한 황천길
기사입력 1997년 01월 06일 15시 07분
지난 연말 72세를 일기로 타계한 이탈리아 출신의 명배우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가 카사노바다운 최후를 마쳐 뭇남성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그는 마지막 애인인 안나 마리아 타토와 70년대 정부였던 프랑스의 명배우 카트린 드뇌브, 드뇌브와 낳은 딸인 치아라（24）, 46년간 함께 살았던 아내 플로라 사이에 둔 딸 바바라（45）가 지켜보는 가운데 이세상을 떠났다. 자신을 사랑했던 수많은 여자들중 4명의 틈에서 행복한 웃음을 지으며 저세상으로 떠난 것이다. 이중 타토와 드뇌브는 그가 사망하기전 그를 번갈아 간호했다. `멋쟁이 제비'답게 그는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낼 수 있으면 좋으련만…. 눈이 나무위에 아름답게 쌓이면 나를 기억해줘"라는 말을 남긴채 마지막 숨을 거뒀다. 지난 59년 영화 `라 돌체 비타'로 명성을 얻은 마스트로얀니는 그뒤 1백20편의 영화에 출연하면서 수많은 미녀배우들과 로맨스를 즐겼다. 그와 염문을 뿌렸던 대표적인 배우로는 페이 더너웨이, 재클린 비셋, 잔 모로 등이 있다. 11편의 영화에 함께 출연했던 소피아 로렌과도 염문설에 시달렸지만 그는 "어디까지나 친구 사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여자 저여자 상대를 바꿨지만 모든 여자들과 친분관계를 유지하는 빼어난 솜씨를 자랑했다. 한 친구는 "대부분 사기꾼들과 달리 그는 여자들에게 정직했고 결코 `마누라와 이혼하겠다'는 따위의 약속을 하지 않았다"고 그 비결을 설명한다. 수많은 외도를 즐겼지만 아내 플로라와도 이혼하지 않고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는 것도 보통 바람둥이들과 다른 대목이다. 그와 반세기를 함께 한 플로라는 "그를 집에 묶어두기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런 그가 좋았다"고 말한다. 마스트로얀니는 췌장암의 고통속에서 세상을 떴지만 남자로서는 어떤 면에서 `복많은 생애'를 마감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