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길] 3년연속 주장완장
기사입력 1997년 01월 06일 14시 53분
`광양 저격수' 김봉길（FW．30）이 구단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3년 연속 팀의 조율사로 나선다. 지난 4일부터 본격적인 동계훈련에 돌입한 전남은 연습에 앞서 허정무 감독이 김봉길에게 주장 완장을 채워줌으로써 정축년을 소처럼 우직하게 끌고갈 주역으로서 신임을 재확인한 것. 그가 3번째 주장완장을 찬 것은 95년 창단원년 주장 몫을 톡톡히 한데다 작년에도 감독교체 등 여러가지 악조건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팀워크를 유지하는데 기여했기 때문. 작년 아디다스컵에선 심판판정에 항의하다 （26）와 함께 4경기 출전정지를 당하기도 했으나 그의 리더십에 대한 구단의 절대적 신임은 무너지지 않았다. 경기내용에서도 김봉길은 `맏형'에 걸맞은 살림살이를 했다. 전남의 창단원년인 95시즌 32경기에 출전, 8득점 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16골 6어시스트） 다음으로 높은 공격공헌도를 보인 그는 지난해 포항 와 함께 유일하게 전경기（32게임）에 출전, 체력저하에 시달리던 후배들의 귓불을 빨갛게 만들었다. 여기에다 7골 2도움의 실(實)한 발재간도 더했다. 또한 고민을 들어주는 `큰 귀'를 가진 선배로서 장외(場外)에서도 선수들의 두터움을 더해가고 있다. 이런 그에게도 요즘 `중이 제머리 못깎는다'는 속담이 자꾸 마음에 와닿는다. 팀 창단부터 헌신적인 노력을 해왔지만 다른 팀 동년배들보다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6천만원에서 시작한 연봉은 작년 겨우 600만원이 올랐고 올해도 구단은 나이와 예산삭감을 이유로 인상폭을 낮추려는 낌새다. 김봉길은 "작년에도 구단의 어려운 상황과 팀의 화합을 고려해 군소리 없이 구단제시액에 사인을 했다"며 "그러나 이젠 전남 간판선수로서 정당한 대접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