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디자인진] 거인 꿈꾸는 일곱 난쟁이들
기사입력 1997년 01월 06일 13시 53분
"아이디어로 승부한다." 대학생들만의 회사 아카디자인진은 젊고 신선한 두뇌, 희망찬 미래가 특징이다. 사장이라는 단어가 멋쩍어 실장이라는 명함을 갖고 있는 이우진씨(29．외국어대 3년 휴학중)를 비롯해 전직원 7명이 대학생이거나 지난해 전문대학을 졸업한 20대 영파워가 밑천이다. 회사 이름을 아카디자인진이라고 지은 것도 아카데미에서 `아카'를 디자인에 붙인 것. 지난해 6월 개업한 아카디자인진의 첫 작품은 남녀 한쌍을 위한 커플룩 목걸이. 그러나 첫 작품의 아이디어는 인기를 끌었지만 쉽게 변하는 은으로 만드는 바람에 실패했다. 금이 좋은 줄 알면서도 재료비로 투자할 돈이 없어 은으로 만들었다가 괜히 아이디어만 노출시킨 채 실패한 셈이다. 투자비가 모자라 쓴맛을 본 경험이 있는 만큼 회사 사정도 넉넉지 못하다. 전직원이 하루 2끼를 라면으로 때우고, 가끔씩 가까운 외국어대 교내식당에서 1천5백원 미만의 메뉴로 `외식'을 하는 게 회식이다. 자본금 4천만원을 십시일반으로 모아 설립한 만큼 모두 주인의식으로 똘똘 뭉친 이들은 창사이후 월급 한번 받지 못했지만 머지않아 대기업의 주인이 된다는 확신에 차있다. 회사 자산 1호인 컴퓨터를 지키기 위해 사무실 바닥에 스티로폴을 깔고 새우잠을 자며 숙직을 하는 것도 즐겁고, 홍보를 맡은 고경훈씨(24． 무역과 2년)는 하루 1만원으로 버스를 수십번 갈아타며 보도기관을 돌아다닌다. 아카디자인진의 요즘 주력상품은 주문 달력. 사진을 컴퓨터에 입력, 가족만의 달력을 만들어주는 아이템이다. 일반 달력과는 달리 가족만의 행사 일정을 넣을 수도 있고, 가훈 사랑의 말 등 다양한 내용을 싣기도 한다. 한가족이 평생 쓸 수 있도록 고안된 분리형 달력과 팀워크를 다지는 시계, 목걸이는 현재 실용신안 특허에 출원중이다. "우리 아이디어로 남이 돈 버는 게 싫었지만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전국에 체인점을 모집하기로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