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지하철역 '또다른 미술전시장'
기사입력 1997년 01월 05일 15시 55분
`지하철역에서 미술감상을!' 서울시민의 발인 지하철과 그 역사(驛舍)에서도 미술품을 만날수 있다. 지난해 12월 30일 개통된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세종문화회관측 입구에 80년대 민중미술 대표작가로 활동한 임옥상씨의 설치작품 `광화문의 역사(歷史)'(폭 20m, 높이 4m)가 눈길을 끈다. `한국 근현대의 발자취와 미래적 전망'을 주제로 한 이 작품은, 1백80개의 작은 알루미늄 박스(40×40×40㎝)를 쌓고 각 박스속에 한국역사의 변천을 상징하는 사진과 물건들을 배치, 특히 , 안창호, 신채호 등 근현대사의 대표적 인물 38인의 얼굴 부조를 한강의 형태를 따라 W자로 배치해 역사 변천과정을 상징하고 있다. 5호선을 이용, 광화문으로 출퇴근한다는 김지영씨(25)는 "지하철과 역사(驛舍)가 대중교통수단뿐 아니라, 미술전시장과 만남의 광장 등 살아있는 문화공간으로 변모하고 있어 반갑다"면서 "현대미술에 대한 편견을 씻고 가까이서 즐길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한편 광화문역과 함께 개통된 공덕역에는 대한민국미술대전 대상수상작가인 김윤화교수()의 부조 `심상-큰덕'이 설치돼 있고, 지난해 12월 11일 개통된 7호선 어린이대공원역에는 국내화단의 원로 화백이 어린이들의 순수하고 천진난만한 모습을 통해 협동, 단결의 의지를 표현한 벽화 `군동(群童)'이 걸려있어 눈길을 끈다. 한편 지난해 11월 23일 개통된 8호선 잠실역에는 지난해 파리국제현대미술견본시(FIAC)에 출품해 호평을 받은 조각가 심문섭교수()의 부조 `새날'이, 단대5거리역 지하 통로층에는 지석철교수()의 벽화 `작품 95'가 그려져있어 지하철 이용객들의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한다. 이처럼 생활속에서 미술품을 감상할 수 있는 역과 작품은 5, 7, 8호선 등 새로 개통된 지하철에 집중돼 있다. 역사내 미술품이 설치된 곳은 에서 보듯 5호선에 10개역, 7호선에 3개역, 8호선에 2개역 등 15개역에 이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