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지금 전국엔 인형 신드롬
기사입력 1997년 01월 05일 14시 42분
정초부터 인형 신드롬이 일고 있다.
팬시용품점마다 인형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고, 여성문화센터의 인형 만들기 강좌에는 주부들이 운집하고 있다.
서점가에서는 천조각을 붙여 인형을 만드는 퀼트관련책자가 인기서적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비디오숍은 `' 등 인형 관련 비디오 테이프를 찾는 어린이손님 맞기에 분주하다.
인형 신드롬이 불어닥친 것은 8일까지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이승은 인형전 `엄마 어렸을 적엔…'의 열기가 극에 달한데서 비롯됐다.
보릿고개 시절 생활상을 담은 이 인형전은 4일에만도 5천여명이 관람하는 등 지난달 11일 개막이후 현재까지 총 관람객수가 8만여명을 넘어서 이 미술관 개관 이래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른 아침부터 몰린 관람객들이 미술관 입구에서부터 1㎞가 넘게 줄을 서 있어 평균 3∼4시간을 기다려야 관람이 가능할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는 것.
주최측은 기대 이상으로 관람객이 몰리자 올들어 인형전 기념 티셔츠를 제작해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이 또한 없어서 못팔 정도로 인기라고.
이 때문에 서울 시내 주요 백화점, 팬시용품점, 비디오숍 등에서는 이 공연을 보고 찾아온 손님들로 때아닌 특수.
서울 반포동 `킴스클럽'의 경우 부모와 손잡고 찾아와 인형을 사가는 어린이 고객들이 크게 늘었으며 이중 상당수는 `'와 같은 인형 관련 비디오 테이프를 사간다고.
관람객의 상당수는 보는 것에서 만족하지 않고 자신도 한번 인형을 만들어보겠다고 손을 걷어붙이기도 한다.
서울 이대입구 `조각잇기'의 퀼트 강사 황미선씨（29）에 따르면 수강생 가운데 인형전을 보러 갔다 비슷한 인형을 만들어보자고 제의하는 사람이 꽤 있다는 것.
애경백화점 문화센터에서 퀼트 강좌를 듣고 있는 주부 문정희씨（36）는 "인형전을 다녀온 두딸이 `엄마도 우리 얼굴을 천 인형으로 만들어달라'며 성화가 대단하다"며 "또래 친구들이 자신을 모델로 해 엄마가
만들어준 천 인형을 갖고 다니며 한껏 자랑을 해대는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