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교량우표 수집가 정성주씨
기사입력 1997년 01월 05일 14시 40분
"BC 3세기경에 만들어진 로마시대 교량은 아직도 튼튼한데 우리나라 한강다리들은 매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으니…." 교량우표수집가인 정성주씨（40）는 최근의 당산철교 철거를 매우 안타까워한다. 대학때 토목학을 전공한 정씨는 현재 경기도 남양주시청에서 환경시설계장으로 토목에 관련된 일을 하고 있어 다리에 관해서는 전문가이다. "청소년때부터 우표수집을 해오긴 했지만 교량우표를 전문적으로 모으기 시작한 것은 4년전이죠." 20여년간의 토목관련 공무원생활을 통해 터득한 교량에 대한 산지식들은 수집활동에 더없는 힘이 되었다. 짧은 시간동안 정씨가 수집한 교량우표는 1천여종에 이르며 지난해 국내우표전 테마틱에서 대금은상을 수상한 뒤 국제대회에서도 입상,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정씨는 특히 전쟁과 다리와의 상관관계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역사속의 유명한 다리들은 주로 전쟁과 연결되어 있죠. 전쟁 중에는 작전상 다리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거든요. 이렇다 보니 인류역사에 대해서도 많은 공부를 하게 되었죠." 그의 작품을 보면 역사속, 혹은 세계 각국의 다양한 다리들을 볼 수 있으며 심지어 예술, 문학작품 등에 나타난 다리들까지 우표를 통해 만날수 있다. 중국의 소설 `삼국지'에 나오는 장판교,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뒤편에 조그맣게 보이는 골든혼교, 물이 물위를 지나가도록 만든 일본의 수로교 등 독특한 다리들이 그것. 정씨는 교량 외에 댐우표도 상당량을 모아 놓고 있으며 빠른시일내에 작품화할 생각이다.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사람들 사이에서 교량역할을 하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직장에서 취미, 인생관까지 정씨의 모든 생활은 다리와 뗄레야 뗄수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