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소매치기 비상
기사입력 1997년 01월 05일 14시 39분
`똑딱단추나 자석식 또는 지퍼식 개폐방식의 가방은 삼갈 것, 가방이나 핸드백은 가급적 몸 안쪽으로 들고 다닐 것.'
새해 첫 세일을 앞두고 백화점 보안요원들이 한결같이 꼽는 소매치기 예방법이다.
이달 중순 일제히 새해 첫 세일에 들어가는 백화점은 대표적인 다중이용 시설.
사람이 몰리는 세일을 앞두고 활개칠 소매치기에 대비하기 위해 각 백화점
보안과에도 비상이 걸렸다.
백화점 보안요원에 따르면 소매치기들이 노리는 주된 타깃은 40∼50대의 주부층
고객.
이들 연령층은 반응이 늦어 소매치기를 당한 사실을 아예 모를 때도 있고,
신고도 늦어진다고 한다.
소매치기가 일어나는 장소는 염가행사를 실시하는 혼잡한 매장이
가장 많고, 고객이 주차장에서 매장으로 이동하는 코스와 지하철역에서
백화점으로 향하는 코스도 쇼핑전 고객의 들뜬 심리를 이용한
소매치기들의 범행이 자주 일어나는 사각지대.
얇은 천에 지퍼나 자석식 똑딱단추형태의 개폐장치가 달린 가방은
소매치기범들에게는 `종합선물세트'나 마찬가지다.
소매치기범들은 2∼3명 이상으로 구성될 때가 많으며, 전문 소매치기범
가운데는 여자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고 한다.
특히 이들은 아는 척을 한다거나, 도와주는 척하면서 범행대상에
접근하는 방법을 즐겨 쓴다.
실제로 얼마전 서울 강남의 모백화점에서는 승용차를
타고 고급 장와 모피코트를 걸친 전문 여성 소매치기범이
붙잡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백화점 보안요원들은 현행범은 즉시 붙잡지만, 일단 확증없이 소매치기
용의점만 보일 경우 조용히 밀착해 쫓아다니며 범행기도를 사전에 차단하게 된다.
이때 상대가 당황한 표정으로 서둘러 백화점을 빠져나가면 십중팔구 소매치기라는
것.
소매치기 발생건수는 매장의 밀집과 혼잡도가 높은 강북쪽 백화점들이
상대적으로 높아 세일기간에는 하루 평균 20∼30건 정도가 접수된다.
백화점에서는 소매치기 신고가 접수될 경우 법지식에 어두운 고객들을
대신해 곧바로 경찰에 신고를 대행해 준다.
백화점 관계자들은 "세일이나 행사때 각층별로 평소의 2배인 4∼5명의
보안요원을 배치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역부족"이라면서 "무엇보다 고객
개개인의 주의가 가장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