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여성 내면속 탐험
기사입력 1997년 01월 05일 13시 39분
"공주병 환자는 많아도 왕자병 환자는 흔치 않은 이유는 사회성 때문입니다. 남성의 경우 여러사람과 어울릴 기회가 많다보니 자신만이 최고라고 우기다가 사정없이 업신여김을 당하는 경험이 잦게 마련이죠."
용인정신병원 정신의학연구소 김형섭 소장이 여성 심리 깊숙한 곳에 사랑의 메스를 들이대 공주병을 비롯해 이 시대를 사는 여성에게서 찾아볼 수 있는 온갖 심리적인 병리현상을 `여자들의 이야기'(도서출판 느낌)라는
책 한권에 주섬주섬 담아냈다.
김소장은 이 책에서 공주병 환자는 좀더 많은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가운데
스스로 깨우치다보면 병을 고칠 수가 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여성들이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이 주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애인신드롬' 이후 불거진 `바람을 꿈꾸는 여자'의 심리에 관한한 남녀가
배우자 이외의 다른 이성을 떠올리는 것은 예로부터 있어왔던 일이나
요즘 사람들이 무엇이든 숨기지 않고 다 드러내야 정신적으로 건강해진다는
착각에 빠져 새삼스럽게 끄집어낸 문제라고 김소장은 풀이한다.
자신의 생각을 입밖으로 내뱉으면 그 말에 책임감을 느껴 오히려 실행에
옮겨야한다는 무의식적인 압박감이 뒤따르게 되는만큼 `연하의 애인이 있는
여자는 금메달, 동갑내기 애인이 있는 여자는 은메달, 연상의
애인이 있는 여자는 동메달, 애인이 없는 여자는 목매달' 등의 말을 농담처럼
주고 받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게 그의 견해인 것.
"결혼하고 몇년이 지나도록 `이 험한 세상에 아이를 낳는 것은 죄를 짓는
것이다' 운운하며 출산을 무기한 연기하는 여성들이 꽤 있는데 세상에
대해 불신하고 있으며 마음에는 조금의 여유도 없다는 증거죠.
드물지만 `몸매 망가진다'는 이유를 드는 여성이 있는데 이쯤되면 속된
말로 `골빈 여성' 아닙니까?"
사람은 감당할 수 없는 경험을 하고 나면 종종 기억력이 감퇴하게 되는데
여성의 경우 특히 아기를 낳은 충격에 이어 아이와의 전쟁을 치르느라
일상의 여러가지 일을 곧잘 잊어버리곤 한다고.
김소장의 여성 심리 탐험여행은 이밖에도 끝간데 없이 이어진다.
가을이 되면 괜히 에 빠지는 여대생, 쇼핑 중독으로
헤매는 신세대 주부, 생리때가 되면 도벽이 도지는 중년 주부, 여자를
사랑하는 여자, 매 맞고 사는 여자, 술마시고 담배피우는 여자, 파파걸….
이 모든 여성의 특성을 성찰한뒤 진정 아름다운 여성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여성의 특성을 파악하고 ▲뚜렷한 인생관을 가지며 ▲우정을 지니고 ▲남성을
안을 수 있는 여성이 되며 ▲해결의 열쇠는 자신에게
있음을 명심해야한다는 것이 김소장이 제시한 묘약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