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 20살 입단동기 씨름꾼의 엇갈린 몸값
기사입력 1997년 01월 04일 14시 15분
프로씨름단 한보의 20세 동갑내기 거구들의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염라대왕' 염원준과 `인간기중기' 이장원. 이들은 작년초 똑같이 3천만원의 `몸값'을 받고 한보의 샅바를 맨 친구사이. 하지만 데뷔 첫해의 `고과（考課）'에 따라 연봉협상을 한 결과 이들은 1류급과 2류급으로 완연히 구분돼 `미소와 한숨'속에 새해를 맞았다. 염원준은 2학년에 재학중이던 작년초 프로무대에 뛰어들어 신인답지 않은 다양한 기량으로 평생에 한번의 기회밖에 없는 `신인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렇게 되자 한보씨름단은 3일 끝난 올시즌 연봉협상에서 그에게 작년보다 50％가 오른 4천5백만원을 주기로 했다. 염원준은 1m92 150㎏의 알맞은 체구에다 상대의 `공격루트'를 간파해 역공세를 취할 만큼의 적응력이 있어 올시즌에는 천하장사 김경수（증권）나 （청구） 등에 못지않은 활약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여기에 비하면 `인간기중기'로 통하는 이장원의 처지는 초라하다. 이장원은 부평고를 졸업하고 한보에 입단할때 샅바꾼으로는 역대최고인 208㎏의 거구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씨름가（街）의 관심을 모았던 장본인. 그러나 작년에 벌어진 6차례 대회에서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못해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그가 작년시즌에 올린 성적이라곤 `번외경기'인 2월 설날장사대회에서 6위에 오른 것이 고작. 이에 따라 그는 연봉협상에서 작년보다 5백만원이 삭감된 2천5백만원에 도장을 찍어야 했다. 똑같던 `동갑내기 친구'들의 몸값이 1년사이에 무려 2천만원이나 차이가 생긴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