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모] 무사시마루 전성시대 열리는가
기사입력 1997년 01월 04일 13시 48분
일본 스모판의 올시즌 최고의 스타는 누가 될까. 여느 해같으면 요코즈나(橫綱．천하장사에 해당)인 다카노하나(貴乃花．25)와 아케보노(曙．28)의 이름이 가장 먼저 거론되겠지만 올해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스모판을 양분하고 있는 이들 두명의 `슈퍼스타'가 한결같이 경기력의 난조를 보여 명성만큼의 활약을 할 수 있을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의 자존심'으로 통하는 다카노하나는 작년 시즌의 마지막 대회인 규슈바쇼(九州場所)를 앞두고 위경련에다 유행성출혈열을 동반한 `괴질(怪疾)'을 앓아 대회출전을 포기했을만큼 몸의 상태가 최악에 이른바 있다. 전담의료진의 정밀한 치료와 동계준교(巡業．전지훈련에 해당)를 통한 체력단련으로 컨디션을 많이 회복했다고는 하지만 6개대회중 4개를 휩쓸며 전정기를 구가하던 작년 시즌 후반기까지의 강세를 계속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파의 수장(首長)'인 아케보노의 전도(前途) 역시 예측을 불허한다. 아케보노는 작년 2월 시내의 술집 `센(川)'에서 술을 마신뒤 종업원을 폭행한 불상사 이후 컨디션이 흐트러져 작년 시즌의 6개대회에서 한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하는 부진을 보였다. 그는 특히 선수로는 `고령(高齡)'에 속하는 28세의 나이를 어쩔 수 없는듯 경기를 치를수록 체력의 열세가 두드러져 올시즌 성적여하에 따라 현역선수생활을 계속할지 여부를 결심해야할 막다른 골목에 몰려있다. 이를 반영하듯 일본언론들은 오는 12일부터 보름동안 료코쿠(兩國)국기관서 벌어질 올시즌 개막전 하쓰바쇼(初場所)의 우승후보 대열에서 이들 둘을 제외시키고 있다. 현재까지 나타난 스모판의 세력판도로 보아 이번 대회의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받고 있는 스모꾼은 `파의 2인자' 무사시마루(武藏丸．26). 그는 대회가 열릴 때마다 우승후보의 반열에 들면서도 번번이 정상정복에 실패해 `영원한 2인자'라는 별명을 갖고 있던 장본인. 하지만 그는 지난번 규슈바쇼에서 아케보노와 다카노나미(貴乃浪．25) 등 라이벌들을 차례로 도효(土俵．모래판에 해당)위에 쓰러뜨리고 우승하면서 뒤늦게 슈퍼스타대열에 합류했다. 그는 1m91 203㎏의 거구에 어울리지 않게 규슈바쇼에서 거둔 11승(4패)가운데 8게임을 5초이내에 끝내는 민첩성과 스피드를 보유하고 있어 올시즌의 판도를 예측해 볼 수 있는 이번 하쓰바쇼의 우승후보 `0순위'로 각광받고 있다. 무사시마루의 뒤를 이어 작년 하쓰바쇼 우승자 다카노나미와 다카노하나의 형 와카노하나(若乃花．26)가 우승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이들은 대회때마다 전력의 기복이 심해 일본언론들의 `예상의 균형추'는 무사시마루쪽으로 훨씬 기울어있는 실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