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김민수2단 ●이계훈3단 ♣
기사입력 1997년 01월 03일 15시 34분
제2보(5∼23)＝좌하귀에서 백이 손을 뺀 이상 흑 5 양걸침은 당연. 이하 흑 11로 밀어 올렸을 때 백 12로 곱게 늘어준 것은 어디까지나 취향. 대국후 김 2단은 X참고도 1〉을 늘어 놓으며 "대국 당시 이렇게 둘까도
몇번 망설였어요. 그런데 왠지 흑 4로 막히는 것이 싫었어요"라고 말했다.
그건 그렇고 흑 13, 기분좋게 밀어 놓고 흑 15로 벌려 흑이 물 흐르는 듯한 진행인데 다음 백 16이 문제의 한수. 김 2단의 표현을 빌면 백을 끝까지 비세에 몰리게 한 원인의 수라 한다. 백 16은 오직
백 1로 다가서는 한수의 곳이라는 것. 흑 2를 기다려 백 3으로 꼬부리는 수가 기막힌 타이밍이자 급소. 백 5까지 진행이 예상되는데 백이 전체적으로 두터워 만족이라는 것.
흑 17 벌림은 따라서 당연. 그런데 백 18은 백 16과 같은 맥락의 한 수로 소위 너무 `실리를 밝힌 수'. 지금이라도 흑 21에 꼬부려 놓는 것이 대세상 급소이자 두터운 수였다.
흑 21로 또 한번 밀리는 것이 아프며 이래놓고 흑 23에 걸쳐가니 흑의 행마는 순풍에 돛단 격과 다를 바 없다. 보라, 흑은 7∼21까지 세력인데 반해 백 6∼22는 마치 공배를 이어간 듯한 볼품없는 막대기
모습 그대로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