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왕제비의 고백
기사입력 1997년 01월 03일 14시 28분
16년 경력의 카바레 왕제비가 자신의 체험담을 책 한권에 담아 선보인다.
한뜻출판사가 이달초 내놓을 `왕제비'가 그것으로, 여자와 돈을 둘러싼 제비들의 온갖 행태를 적나라하게 폭로한다.
저자인 이광민씨(50·가명)는 제비생할을 청산하고 지금은 평범한 생활인으로 돌아온 사람. 약 7백명의 여인을 섭렵했다.
"제비도 투자를 해야 하는 `직업'입니다. 처음에는 여자의 환심을 사기 위해 먼저 돈을 씁니다. 여자가 돈이 많을수록 제비들의 씀씀이도 커집니다."
`좋은 먹이'를 소개받기 위해 카바레 웨이터들에게 팁도 적잖이 뿌려야 한다. 신문과 시사잡지도 열심히 본다. 어떤 화제가 나와도 `5분 스피치'는 기본으로 해야 하기 때문.
`몸파는 직업'이므로 건강관리에도 신경쓴다. 헬스 정도는 기본이고 변강쇠가 되기 위해 별별 방법을 동원한다. 성기를 확대하거나 기형으로 만드는 경우도 많다.
"결국 제살 깎아먹기입니다. 정력제를 마구 남용하다보니 후유증도 심각하죠."
"제비들은 여자돈을 `벙어리돈'이라고 부른다. 남편 몰래 감춰둔 돈이 수백만∼수천만원씩 되는 경우가 많아요. 빼앗아도 대부분 뒤탈이 없습니다."
돈을 빼앗는 방법은 두가지. 노련할수록 `사랑'으로 접근하고, 미숙할수록 `협박'을 사용한다.
그러나 이씨는 "제비는 여자가 반은 만든다"고 주장한다. 대부분 `여자의 자발적 협조' 없이는 제비들이 발붙일 여지가 없기때문이라는 것이다.
제비도 나이들면 서러워진다. 은퇴를 하든지, 아니면 자신에게 당하고 이혼한 여자를 꽃뱀으로 내세워 동업을 하기도 한다. 퇴물제비 최후의 안착지는 노인교습소.
그는 춤바람난 여자를 식별하는 방법도 귀띔해준다. 오후 2∼5시 사이에 외출이 잦아진 경우. 댄스 교습장이 대개 낮영업을 하고 카바레는 5시쯤 문을 열기 때문.
"화장이 진해지고 평소에는 쓰지 않던 화장품이나 향수를 사용합니다. 외모가 전반적으로 세련되게 바뀌죠."
외출전에는 반드시 샤워나 목욕을 한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것이다.
외출뒤 집에 돌아오자마자 샤워를 한다면 `만일의 사태'가 현실로 된 것으로 보면 된다. 외간남자의 체취를 지우려 샤워를 한다는 것.
카바레 `조명발'을 잘 받으려 흰색이나 검은색 옷을 자주 입고, 속옷도 화려해진다. 남편의 외도나 늦은 귀가에도 관대해진다.
화장품대리점을 하다 춤바람이 나 제비가 되었다는 이씨는 "제비생활 16년만에 남은 것은 후회 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진촬영은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여자들이 무섭다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