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규] 주루-수비-파워배팅 최상 '미완의 대기'
기사입력 1997년 01월 02일 13시 33분
비로소 큰물을 만났다. 이제 힘차게 헤엄쳐 볼 차례다. 프로에서 방망이 한번 휘두르기 전에 최고의 예비스타로 떴지만 이병규（22）는 오히려 대기만성형 선수다. 서대문중∼장충고∼단국대. 세칭 최정상의 야구명문을 두루 거치진 못했다. 그래서 스타 라인업의 입단은 가슴 벅찬 변화다. 서대문중의 이병규는 중등부에 전국대회가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고 장충고의 이병규에겐 예선조차 버거웠다. 단국대의 이병규 역시 우승컵과는 한발짝 거리가 있었다. 그러나 이병규는 구름같은 팬을 자랑하는 `스타군단'에서 우승 고지를 눈높이에 두게 됐다. 의 이병규 사랑은 꼬박 4년 묵은 해바라기다. 92년말 는 장충고 졸업반이던 그에게 라이벌 강 혁（당시 신일고）이 OB로부터 받은 5천만원 이상을 제시했으나 딱지를 맞았다. 4년만에 얻은 이병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겸비한 보물. 1@85, 82㎏의 체격과 균형잡힌 몸매는 한눈에 보아도 재목이다. 100@를 11초대 중반에 끊는 스피드는 의 역대 준족을 통틀어도 최정상급. 언뜻 어눌한듯 보이지만 몇마디 나누다보면 반짝이는 센스와 능글맞은 재치에 놀란다. 스카우트들이 평하는 이병규의 야구는 화려하진 않지만 확률높고 실속있다. 주루와 수비는 정상급이다. 타격은 `결대로 때려내는 부드러운 타자' 에 비유되지만 더욱 파워가 실렸다는 것이 자타의 평이다. 96을 통해 널리 이름을 알렸고 기자단이 선정한 지난해 아마야구 MVP지만 이병규는 아직 보여줄 것이 더 많은 `미완의 대기'. 프로 첫해의 목표는 최고가 아닌 최선이다. 그에게 한글자의 차이는 그리 크지 않다. "최선을 다하면 최고에 오른다"는 넉넉한 자신감을 숨긴 새내기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