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천] 31살,‘봄같은 가을’

기사입력 1996년 10월 04일 14시 18분


## 전주대 연습게임 깜짝2골 펄펄 맹추(孟秋)에 부는 `늦바람'이 심상찮다. 공룡군단의 노익장 파이터 오동천(31.MF)-. 전북이 후기리그에서 건져올린 2승 모두를 자신의 발로 일궈냈던 그가 연습경기에서도 녹슬지않은 기량으로 맹위를 과시, 남은 후기리그서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오동천은 지난 2일 익산에서 가진 전주대와의 연습경기(5대0승)서도 현란한 드리블과 감각적인 슈팅으로 2골을 낚아챘다. 또 전-후반 90분을 교체없이 소화, 그동안 지적돼온 체력적인 문제도 거뜬히 불식시켰다. 사실 전기리그때만해도 그에겐 악몽의 연속이었다. 일화에서 밀려나듯 떠내려와 `공룡마을'에 정착, 창단멤버로 출발한 지난시즌엔 팀의 대들보로 활약했지만 올시즌은 엉망이었다. 잦은 부상이 원인이 된 기복 심한 플레이는 코칭스태프의 신뢰를 앗아갔고 노출된 체력의 한계는 대타(代打)요원으로의 전락을 부채질했다. 내심 8년 프로생활을 마감하고 유종의 미(美)를 거두겠다는 그의 바람은 한갓 꿈에 불과한 것으로만 여겨졌다. 그러나 독하게 마음을 다잡고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서른을 넘긴 나이에 체력적인 문제가 없을 수 없지만 대신 그에겐 노련미라는 무형의 든든한 자산(資産)이 뒷받침이 되고 있다. 급기야 지난달 4일 대우전(2대1승)서 종료 6분전 올시즌 마수걸이골을 결승골로 장식하며 결코 스러지지 않는 노병의 저력을 발휘했다. 또 지난달 22일 현대전(5대3승)서는 군산벌에 2번이나 골폭죽을 쏘아올려 물오른 상승세를 이어나갔다. 차경복감독은 "남은 경기에서 오동춘의 활용도를 극대화할 생각"이라며 높은 기대감을 표시했다. < 최성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