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윤덕규 PO진출 '해결사'특명
기사입력 1996년 10월 03일 14시 41분
현대 '왼손 해결사' 윤덕규(33)가 준플레이오프 최대의 히든 카드로 떠올랐다.
1차전에서 단 한타석 대타로 출전해 승부의 물줄기를 바꿔 놓았던 윤덕규는 2차전에서도 대타임무를 맞게 됐다.
한화가 선발로 과 송진우 두 좌완 가운데 컨디션이 좋은 투수를 내세울 예정이어서 좌타자인 윤덕규는 일단 선발출전에서 제외된다.
그러나 1차전에서와 마찬가지로 단 한타석에 승부를 걸고 있다.
사실 윤덕규는 1차전의 대타로 후배들의 몇 곱절이나 되는 역할을 해 냈다.
1-0으로 아슬아슬한 리드를 지키던 5회말 2사 3루에서 탈삼진 행진을 거듭하고 있던 을 상대로 우중간을 꿰뚫는 2루타를 쳐낸 것.
이 한방이 팽팽했던 균형을 깨는 적시타 구실을 했으며 후속 대량득점의 교두보 역할을 해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현대쪽으로 돌려 놓았다.
승부처에서 윤덕규를 믿고 기용한 대광고 선배 감독의 얼굴에도 미소가 떠오른 것은 물론이다.
윤덕규도 불길처럼 살아나는 팀 분위기에 휘발유를 끼얹은 셈이라 최고참다운 체면이 섰다.
거기다가 '영원한 3할타자'는 아직 죽지 않았음을 보여줬다는 생각에 절로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
2차전을 맞는 각오도 대단하다.
"이런 걸 전화위복이라고 하는 거죠.출전기회는 줄어둘었지만 한방에 끝내 버리겠습니다."
승부처라면 언제라도 결정타를 날릴 준비가 된 윤덕규.
그의 날카로운 방망이는 한화의 '제1호 경계대상'일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