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욱감독] 스릴러극장 카피캣
기사입력 1996년 10월 02일 17시 09분
## 누군가 헬렌의 신경쇠약을 조작한다는 생각이 … 16번 거리와 호건 거리가 만나는 모퉁이, 갈색 속에서 다섯번째 희생자가 발 견되었을 때 경찰국은 모조리 지쳐 있었다. 매스컴의 폭로 후 헬렌은 더 깊이 숨어들어갈 뿐이었다. 모나한은 헬렌에게 감옥에 갇혀있는 대릴을 확인시켜 주는게 급선무라는 계산을 했 다. 헬렌의 아파트 안에서 이상한 조짐이 일어난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정말 대릴이 됐든 누가 됐든 헬렌의 아파트에 침투해서 헬렌의 신경쇠약을 조작하고 있다는 생각이었다. 샌 틴의 감옥과 헬렌의 책상 위에 놓여있는 E메일 통신망을 통해서 두사람의 만남 을 주선했다. 만남의 시종일관 헬렌은 모니터를 뚫어지게 바라보면서 대릴과의 악몽을 청산하는 계기를 갖는 것같았다. 헬렌과 대릴의 만남을 주선한 후 모나한이 강력계로 막 들어설 때였다. 어디선가 요란한 소리가 들렸다. 기둥에 숨어 가슴의 총을 꺼내어 들었다. 인질은 충격적이 게도 사랑하는 파트너 루벤이었다. 중국계 소년이 루벤의 목에 총을 대고는 광동어로 무어라고 떠들고 있었다. 어느 순간 모나한의 총에서 불똥이 튀어나갔고 루벤을 휘감고 있던 소년의 왼쪽 어깨에 피가 튀는 것이 보였다. 소년이 바닥에 나뒹굴고 루벤이 소년을 올라타고 있었다. 모나한이 총을 집어넣으뒹 천천히 루벤에게 다가갈 때 루벤은 고맙다는 인사를 하기 위해 손을 들어보였다. 그순간 모나한의 인상이 굳어지면서 다시 가슴에서 총을 꺼내려고 버둥거렸다. 그러나 어느새 퍽 하는 소리와 함께 튀겨져 나가는 루벤의 참혹한 모습 뒤로 소년 이 연신 중국말로 욕을 해대며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비로소 모나한은 사격연습 때마다 루벤이 하던 말이 악몽처럼 되살아났다. "선배, 가슴을 쏘아야 해요. 그렇잖으면 우리가 죽어요."
